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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귀여운 200톤 쇳덩이”…대장간으로 변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르포

2017년 이후 중단 증기발생기 단조작업 첫 시작

신한울 3·4호기 외 SMR 물량에 원전 공장 풀가동 준비

국산화 염원 이룬 가스터빈…수조원 기술 대체 효과 기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단조공장에 설치된 1만 7000톤 프레스기가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 단조 소재 작업을 하고 있다.




15일 경남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본사. 이곳은 여의도보다 1.5배 넓다. 규모가 큰 이유 중 하나는 부품, 소재 크기도 무지막지하기 때문이다. 창원 본사에는 원자력·단조·풍력 공장 등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에 공장은 썰렁했다. 하지만 탈원전에서 ‘복원전’으로 변하고 소형모듈원전(SMR),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커지면서 제조업의 본산과도 같은 창원 두산에어빌리티 공장도 활기가 차고 있다.

단조공장은 ‘핫플’이 됐다. 뜨겁게 달궈진 쇠로 가득 찬 대장간이다. 이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소재로 쓰이는 쇳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200t에 달하는 거대한 합금강이다. 거대한 쇳덩이는 거대한 크레인에 실려 1만 7000t에 달하는 프레스 아래로 내려가 다듬어질 준비를 했다. 이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에 달한다. 4개 기둥 방식의 프레스 제품 중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경기도 구리시 인구(18만 명)가 한 방향으로 동시에 힘을 주는 것보다 세다. 성인 남성 24만 명은 돼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단조공장에 설치된 1만 7000톤 프레스기가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 단조 소재 작업을 하고 있다.


육중한 프레스는 합금강을 주물럭거리며 내 증기발생기를 만들게 된다. 이 ‘거대한 공정’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원전 수주가 사라져 세계 최대 프레스도 할 일이 줄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원자력공장에서 직원이 교체형 원자로헤드를 살펴보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외에도 5동으로 구성된 원자력공장은 이제 SMR 파운드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미국의 SMR 업체 뉴스케일(NuScale)의 SMR 제작을 맡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공장 2개 동을 SMR 제작을 위해 설비를 새로 바꾸기로 했다. 기존 신한울 3-4호기와 SMR 제작 물량까지 더하면 내년께는 원전공장은 말 그대로 ‘풀가동’하게 된다. 이를 위해 기존 150명 규모 현장 직원들도 21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가스터빈의 핵심 구성품인 로터 조립체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터빈 공장에도 육중한 터빈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국산 가스터빈은 1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마하 1의 속도로 회전한다. 기계공학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2019년 두산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270MW)을 개발했다. 현재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해 시험가동하고 있다. 시험이 무리없이 끝나면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한다.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조원 규모 가스터빈을 해외에서 사들였다”며 “구매 비용뿐 아니라 유지비용도 막대한데 이제 국산 터빈으로 에너지 안보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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