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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빌·밥캣 두자릿수 성장…경영위기속 '박정원 뚝심' 통했다

■퍼즐 완성해가는 대기업 <5> 두산

탈원전發 경영위기 상황에도

원전 등 주력사업 사수 안간힘

밥캣 1분기 영업익 90% 뛰어

반도체·로봇에도 과감한 투자

로보틱스 기업가치만 1조 거론

부채비율 304%→156%로 '뚝'


문재인 정부 시절 탈(脫)원전 등의 영향으로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두산(000150)그룹이 탄탄한 미래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우량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영 위기 속에서도 재무 건전성을 지켜내고 신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한 결과다. 특히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반도체·협동로봇 분야에서 성장 가속도가 붙고 있어 원자력 등 주력 사업과 미래 사업이 잘 조화된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를 방문해 현장점검 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사수=지난해 8월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지분 4.47%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당시 원전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창 주가가 오르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을 팔아치우자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두산의 결정은 단호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매각하면서 두산이 확보한 자금은 6193억 원. 두산 관계자는 “당시 금리가 급등하면서 선제적인 불확실성 제거와 현금 확보를 위해 블록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관망세였던 대다수 기업들과 달리 두산은 알짜 계열사의 일부 지분을 팔면서까지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제적인 조치는 과거 수차례의 위기를 넘긴 경험 때문이다. 2020년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그룹의 구조 조정을 시작했다. 산은과 수은은 3조 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두산은 계열사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조치를 단행했다. 두산타워·두산인프라코어·두산건설 등 핵심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하는 결단으로 지난해 2월 ‘채권단 졸업’에 성공했다.

지난해 금리가 폭등하자 두산과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회사채를 상환하기도 했다. 두산은 11월 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400억 원을 갚았다. 회사채 신용 등급 BBB인 두산의 2019년 당시 발행금리는 5.3%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9%대여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 갚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두산밥캣(241560)의 자회사도 2020년 4%로 빌린 회사채 3억 달러의 만기가 오자 차환 대신 상환을 결정했다.

재무 건전성 최우선을 핵심 목표로 삼은 두산의 부채 비율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2018년 말 304%에 달하던 두산의 부채 비율은 올 1분기 15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10조 원 안팎이던 순차입금도 1분기 4조 8530억 원 수준이 됐다.

◇참고 또 참는 뚝심 경영=두산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은 신규 원전 재개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신한울 3·4 주기기와 소형모듈원전(SMR) 수주로 1분기 4조 3000억 원 규모의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8533억 원이었으니 1년 새 400%가 뛴 것이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익도 1조 6629억 원, 853억 원으로 각각 23%, 19% 성장했다.



두산밥캣의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1분기 매출은 2조 4051억 원으로 1년 새 46% 성장했다. 영업익도 3697억 원으로 90% 올랐다. 영업이익률만 15.4%로 매우 우량한 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첨단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자”고 건설기계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도 시사했다.

◇반도체·로봇으로 신성장 동력 키워=두산 그룹의 최대 강점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왔다는 점이다. 실제 2015년 설립한 두산로보틱스는 어느새 협동로봇 시장 국내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은 4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빠른 성장세에 올해 말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거론되는 기업가치만 보수적으로 1조 원 안팎이다.

채권단 관리 체제를 마친 지 한 달 만에 인수한 두산테스나도 지난해 2777억 원 매출과 672억 원 영업익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33%, 24% 성장했다. 두산테스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두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두산테스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라며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탑5가 될 수 있게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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