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를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입협회가 조용하지만 강력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간 7000억 달러 가량을 수입하는 국내 업계의 막강한 ‘바잉파워’를 통해 전세계를 상대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면에는 나서지 않으면서도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유치를 돕고 있어 ‘숨은 조력자’를 자처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 수입전문 경제기관인 한국수입협회는 최근 잇달아 각 국가 대사들과 활발한 네트워킹 행사를 열어 엑스포 유치를 돕고 있다.
올 3월에는 월드케이팝센터와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EU 대사를 비롯해 80여 개 국의 주한 외국 대사들과 가족, 주한외교사절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최철규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이번 행사를 통해 주한 외교사절들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가 되어 커다란 지지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3회 수입의 날’ 기념식에서도 협회는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당시 행사에 참가한 89개국의 주한 외교사절을 상대로 이경호 유치지원단장이 유치 지지를 호소하는 발표를 했고, 부산세계박람회의 홍보영상도 상영했다. 한국수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원자재 등을 연간 7000억 달러 가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국가로 수입 규모로 세계 9위권”이라며 “강력한 바잉 파워를 지렛대로 활용해 다양한 국가의 고위 공직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수입협회가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인 것은 김병관(사진) 한국수입협회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협회의 공식적인 활동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활동을 통해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회 회원사들과 튀니지를 방문해 현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박람회 유치 지지를 약속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수입협회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공식 기관은 아니지만 정부 산하의 민간 경제 단체로서 국가의 큰 일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엑스포 유치가 정부의 숙원사업인 만큼 협회도 다양한 방법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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