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전국 사찰에서 도난됐다가 되찾은 불교 문화재들이 이제 원래 있던 자리를 찾게 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문화재청과 함께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1층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최근 환수된 불교문화재(문화유산) 총 32점에 대한 환수 고불식(告佛式)을 가졌다. 해당 문화는 불화 11점, 불상 21점 등인데 일부는 ‘보물급’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외경 대상인 ‘성보’가 돌아와서 기쁘다”며 “아직도 수많은 성보가 도난·약탈돼 있는 현실에서 환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도난 문화유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또 공소시효도 더 늘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문화재는 지난 1988~2004년 사이 전국 14개 사찰에서 도난됐던 것이다. 문화재청과 경찰의 협력으로 되찾았고 이번에 조계종에 반환했다. 대부분 조선 후기부터 근대까지 작품들이다.
대표적으로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은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 조각장인 색난 등 여러 화원이 1693년 제작한 작품으로, 지난 1988년 도난됐다. 또한 1778년 제작돼 조선 후기 불화의 전형적인 설채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도 포함돼 있다.
이들 문화재의 회수과정도 극적이다. 이들 중 일부가 2020년 1월 경매에 나왔는 데 이를 발견하고 피의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은닉해 온 불상과 불화 등 총 32점 도난 불교문화재가 확인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