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한도 협상에 대한 진전이 더디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2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31.07포인트(-0.69%) 하락한 3만3055.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7.05포인트(-1.12%) 내린 4145.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60.53포인트(-1.26%) 하락한 1만2560.2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는 미국 재정이 부채한도에 다다르는 이른바 ‘엑스-데이트(X-date)’가 6월 1일이라는 근거가 미약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 재정 지출이 다음달 1일에 한도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더 여유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부채한도 협상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매카시 의장은 “일주일 전에 비해 (협상은) 훨씬 더 나은 곳에 있다고 믿는다”며 “이르면 다음 주 부채한도 협상안을 두고 의회에서 가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브로드컴이 애플과 5G무선주파수 부품과 무선칩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1.2% 상승했다. 애플은 이번 거래가 2021년 5년에 걸쳐 미국 경제에 4300억 달러룰 투자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주가는 1.5% 하락했다. 지역 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는 전날 보유 중인 부동산 건설 대출 포트폴리오 가운데 74개(26억 달러)를 매각하겠다는 소식에 따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는 7.74% 올랐다.
서비스와 제조업을 모두 포함한 S&P글로벌의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4.5로 4월 53.4에서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인 53.0을 상회했다.
채권 수익률은 만기 기간에 따라 소폭 오르내렸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0.4bp(1bp=0.01%포인트) 가량 내린 3.711%를 기록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2bp 상승한 4.363%에 거래됐다. 부채한도 협상 추이에 따라 오르내리고 있는 미국 1개월 물은 4bp 가량 올라 5.561%를 기록했다. 협상이 느리게 진전되면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채권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소폭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배런스에 따르면 6월 15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21일 물 국채는 수익률이 6.2%에 거래됐다.
가상자산은 홍콩 발 규제 정비 소식에 상승 중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3% 오른 2만7203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1.9% 올라 1851달러를 기록했다. 홍콩증권선물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등록된 거래소에서 특정 가상자산에 한 해 거래가 허용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홍콩이 크립토허브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월 부터 시장이 예상하던 방향이라고 CNBC는 전했다. 크립토이즈매크로나우의 이코노미스트인 노엘 애체슨은 “이번 소식으로 소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몰려드는 것은 아니지만 6월부터 거래량이 일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가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투기꾼들에게 경고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6센트(1.19%) 오른 배럴당 72.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 포럼’에 참석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책임 있는 시장 규제자로 남을 것”이라면서 “가격 변동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