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테슬라 모델 X를 주행하며 달린 서울 강변북로의 퇴근길은 여느 때처럼 막히고 혼잡했다. 하지만 핸들에 달린 버튼 하나만 눌러 자율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을 켜자 주행이 한결 편해졌다. 정체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줬다. 옆 차선에서 갑자기 다른 차량이 끼어들 때도 모델 X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였다. 운전대 앞 스크린에는 앞차와 옆차 위치도 그림으로 보여줘 주변 도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서울 출퇴근길에서 느껴왔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랑하는 오토파일럿은 모든 테슬라 차에 기본으로 탑재된 첨단주행보조기능이다. 차량을 자동으로 조향하고 가속과 제동을 알아서 하도록 해준다. 자율주행 기능이 개선됨에 따라 차량도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델 X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전기 승용차 중 사이즈가 큰 편이다. 기본형 트림 기준 최대 출력은 670마력(hp)이며 최고 시속은 250㎞에 달한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9초다. 1회 충전시 최대 478km 주행이 가능하다.
준대형 SUV에 걸맞은 드넓은 시야각도 모델 X만의 특징이다. 운전자 전면에는 파노라마 윈드실드(앞창)가 천장까지 길게 뻗어 있다. 시원한 개방감 덕분에 전방 주시가 더욱 용이하다.
테슬라의 전기차 플랫폼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모델 X의 플랫폼은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기술을 통합해 성능과 효율성 면에서 최적의 조합을 이뤘다. 특히 새로운 배터리 팩과 모듈을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인 열 관리와 빠른 충전을 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차량 중앙에 위치한 17인치 터치스크린에는 좌우 각도 조절 기능이 추가됐으며 가로 방향으로 바꿔 내비게이션, 영화 등 콘텐츠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뒷좌석 탑승자로 2열에 새롭게 탑재된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공기의 방향과 온도 또한 디스플레이로 조절이 가능하다. 앞 좌석에는 통풍시트를 기본으로 구비했다. 시트는 5, 6, 7석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 X의 뒷좌석은 ‘팔콘 윙’으로 열고 닫혀 이 차량의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했다. 양 옆의 문이 위로 올라가는 만큼 사람이 타고 물건을 싣는 데 한결 편하다. 전면 도어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차량 접근 시 자동으로 열리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동으로 닫힌다. 모델 X는 최대 2614ℓ의 여유로운 적재공간도 갖췄다. 캠핑과 차박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아직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오지 않은 만큼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디테일한 장치를 심었다.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키면 운전자가 전방주시에 태만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오토파일럿이 작동해도 최소한 운전대에 손을 얹고 있어야 하며 핸들에서 손의 무게감이 인지되지 않을 경우 계기판에서 경고 사인을 내보낸다. 테슬라가 자동차를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지만 차의 기본 덕목인 안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델 X는 트림이 두 가지다. 기본형 가격은 1억3949만 원 이상이며 고급형인 플래드 가격은 1억5706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본형에는 듀얼 모터가 들어가는 반면 플래드에는 트라이 모터가 장착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 차량을 공개한 후 최근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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