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가 현대차(005380)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확정한 것에 대해 “현대차 그룹의 공격적인 전기차(EV) 투자 계획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EV 글로벌 점유율 반등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25일 평가했다.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의 합작공장에 이은 북미 내 두 번째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 이 배터리 셀 공장은 연간 27GWh 규모로 2025년 말 가동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건설되는데, 약 23만대의 EV를 생산 할 수 있는 규모다. SK온과의 배터리 JV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의 JV가 확정된다면 현대차 그룹의 북미 내 배터리 셀 CAPA는 62GWh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약 60만대 이상의 EV를 생산 할 수 있는 규모다.
DB금융투자는 현대차 그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000270) 북미 공장 부근에 위치한 밸류 체인 기업들의 동반 성장 역시 기대된다”며 “중량이 무거워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차체 부품 업체들의 경우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이 같은 결정이 본격적인 EV 글로벌 점유율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양사의 글로벌 EV 점유율은 2023년 기준 4.8%에 불과하다"며 “내수를 제외한 핵심 EV 판매 지역인 미국 및 유럽에서도 고전하고 있다”며 “미국 내 양사의 합산 EV 점유율은 2023년 4월까지 누적 기준 5.9%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지난해 9월 IRA 시행 및 경쟁사들의 EV 가격 인하에 의한 것으로 양사는 플릿 차량들에 대한리스 판매를 늘려서 대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소비자들은 연방세액공제를 적용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양사는 현금 인센티브를 포함해 주력 EV들에 대해 약 7500달러의 자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본격적인 IRA 대응은 배터리 JV 공장들의 가동이 본격화되는 2026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2분기에도 현대차그룹의 양호한 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양사 모두 산업 평균 및 주요 경쟁사들 대비 낮은 인센티브를 지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 중”이라며 “강력한 내수 시장 내 판매 증가와 미국 내 판매를 고려하면 2분기에도 양사의 실적은 경쟁사들 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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