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가 3차 발사에서 ‘차세대 소형위성’과 초소형위성 7기를 싣고 우주로 날았다. 2년 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뀐다. 2025년 4차 발사 때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관련 기술을 민관에 이전해 만든 발사체를 타고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우주에 간다. ‘차세대 발사체(KSLV-III)’ 연구개발도 진행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의 3배에 달하는 성능을 갖춰 달 탐사는 물론 화성 탐사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드맵대로만 진행된다면 2032년에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달 탐사선을 보유하게 되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위해 ‘한국형 나사’인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려 하지만 후보지를 둔 여야 다툼에 입법이 지체되고 있어 이 같은 ‘뉴스페이스’ 로드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5년 발사가 목표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무게가 500㎏에 달한다. 이번에 발사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179.9㎏임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무게다. 정부는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의 위성 사출 성공을 발판으로 중형위성을 우리 기술로 쏘아 올려 우주과학 연구와 국산 기술 검증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우주를 향할 때 항우연은 달·화성 탐사까지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힘을 쏟는다. 누리호는 발사체 1단 총추력이 300톤이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500톤을 목표로 삼았다. 차세대 발사체는 높은 추력을 바탕으로 고도 200㎞ 지구저궤도(LEO)에 누리호의 3배인 10톤을 띄울 수 있어 우주관광과 대형 화물 수송이 가능해진다. 현재 누리호는 고도 500㎞와 700㎞에 각각 2.2톤, 1.9톤을 보낼 수 있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각각 7톤, 6.1톤을 띄우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가 도달할 수 없었던 지점까지 날 수도 있다. 누리호는 달전이궤도(LTO)에 100㎏만을 보낼 수 있고 화성전이궤도(MTO)는 도달 불가능하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각각 1.8톤, 1톤을 보낼 수 있다. 우리 기술로 1.8톤급 달 착륙선을 만든다는 계획도 이 때문에 가능하다.
관련 사업비는 총 2조 1324억 원에 달한다. 2030년 첫 발사로 달 궤도에 성능검증위성을 투입하고 2031년에는 달 착륙선 시험 모델을 보낸다. 목표는 2032년 최종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물론 2단형 발사체 개발과 차세대 발사체를 위한 전용 발사대 확보 등 난관도 많다. 항공·우주계는 빠른 개발을 위해 우주청 신설이 필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우주개발 진흥법 개정안’ ‘우주청 특별법’ 등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필사적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4일 국회를 찾아 “국민 80%가 우주청 개청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향후 우주항공 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우주청이 올해 안에 개청할 수 있도록 의원들께서 도와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경남 사천에 우주청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지만 야당이 원하는 후보지는 대전이라는 점에서 우주청 신설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