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뉴욕에서 한인 금융인과 현지 전문가가 만나 올해 증시 전망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KIC는 뉴욕지사 주관으로 지난 25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총영사관에서 ‘제2차 뉴욕 금융인 포럼(New York Korean Finance Forum)'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주미한국대사관 재경관을 포함해 정부 및 공공 투자기관, 증권사·은행·보험사 등의 투자 담당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2023년 미국 지역은행 위기 및 주식시장 전망’ 발표로 시작됐다. 블랙록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로,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약 9조 1000억 달러(1경 2066조 원)를 운용하고 있다.
블랙록의 데이비드 쟈오(David Zhao) 미국 인컴&밸류(US Income&Value) 부문 대표는 이번 지역은행 위기를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확실한 아웃라이어(A Big Outlier)”라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금융권 전반에 퍼진다고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사태에 발 빠르게 대처한 후, 팩웨스트은행·이스트웨스트은행·웨스턴얼라이언스은행 등의 예금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면서 “미 연준(Fed)의 긴급대출 규모도 2008년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투자 환경에 대해 쟈오 대표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있지만 전례 없는 긴축 사이클을 겪으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미국 주식에 여전히 매력적인 기회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높지 않다”며 “이제 시장은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익이 안정적이거나 주가 변동성이 낮은 하이퀄리티 주식, 비용 절감을 통해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주식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표는 특히 헬스케어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시에도 이익이 안정적이면서, S&P500 지수 대비 밸류에이션 수준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번 뉴욕 금융인 포럼을 주관한 이경택 KIC 지사장은 “하반기를 앞두고 향후 시장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자리였다”면서 “앞으로도 한국 기관 투자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나눌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IC는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해외 지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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