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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늦게, 더 적게 낳는다…출산율 또 역대 최저 [뒷북경제]

1분기 출산율 0.81명으로 역대 최저치

"올 출산율, 0.7명대 아래로 떨어질수도"

저출산 악순환 고착화…41개월째 인구 감소





“올해 합계출산율은 0.7명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출산 대책 수립에 관여하는 정부 관계자의 경고입니다. 지난해 0.78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한 한국의 출산율이 올해는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경고가 현실이 될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습니다. 1분기 출산율은 2019년 1.02명을 기록한 이후 줄곧 1명을 밑돌고 있습니다. 즉 여성 한 명이 4년째 아이 한 명도 낳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주목할 점은 1분기 출산율마저 0.8명대를 간신히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통상 연말보다는 연초 출산을 선호해 1분기 출산율이 비교적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올해 1분기 출산율은 지난해 1분기(0.87명)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정부 관계자가 벌써부터 ‘출산율 0.7명대 붕괴’를 경고한 이유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면 저출산의 악순환이 고착화할 조짐까지 보입니다. 만혼에 따른 고령 출산이 많아지고 있는 탓입니다. 지난 1분기 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 여성 기준)을 보면 35~39세는 18.3건으로 전년 동기(14.3건)보다 늘었습니다. 40세 이상 혼인율 역시 지난해 1분기 2.1건에서 올해 2.3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자연스레 고령 출산도 많아졌습니다. 35~39세 출산율(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은 48.4명으로 전년 동기(47.8명)보다 늘었습니다. 40세 이상 출산율도 4.5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결혼이 늦어지면 가임 기간이 짧아지고, 아이를 낳더라도 첫째아에 그치는 경향이 커진다”며 “점점 저출산을 극복하기 힘들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3월 사망자 수는 2만 892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2% 줄었습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사망자 수(4만 4611명)가 크게 늘었는데 올해는 확산세가 잠잠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더 빨리 줄어들며 인구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3월 인구는 7784명 줄어 41개월 연속 자연감소했습니다.

고령화는 국내 인구 이동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같은날 발표한 ‘4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 수는 45만 5000명으로 1973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 이동이 활발한 젊은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경기 한파로 주택 거래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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