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장관화의에서 필라2 공급망 협정이 타결됐다. 협상에 들어간지 6개월여 만으로 필라2 공급망 협정은 공급망과 관련된 최초의 국제협정이다. 협정 내용에는 공급망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간 공조와 공급망 다변화·안정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을 비롯해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환경 개선 협력이 포함된다. 한국 기업의 공급망 불확실성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7일(현지시간) 개최된 IPEF 장관회의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한 14개국 장관들은 필라2 공급망 협정 타결을 선언했다.
앞으로 IPEF 회원국들은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14개국 정부로 구성된 '위기대응 네트워크'를 가동해 상호 공조를 요청하고 대체 공급처와 운송경로를 발굴한다. 신속 통관 등 가능한 협력방안을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대체 공급선을 알아보기 위해 개별 국가마다 담당자를 알아보고 연결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IPEF의 위기대응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단시간 내 다양한 성격의 14개국 정부에 대체 공급처 관련 정보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각국 정부가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불필요한 조치를 자제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투자확대, 물류개선, 공동 R&D 등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14개국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공급망 위원회’를 통해 각국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협력 방안을 찾게 된다.아울러 각국은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인 숙련 노동자의 육성뿐만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 및 국내법에 근거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각국의 노동권 관련 현황을 파악·개선하기 위한 '노사정 자문기구'를 구성하고 사업장 등 현장의 노사관련 상황을 점검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이날 장관회의에서 안 본부장은 앞으로 IPEF 공급망 협정의 실질적 효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와 협정문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주 통상산업부 장관과는 공급망 모니터링 시스템(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한-호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갈 것에 합의했다. 필라2 공급망 협정문 전문은 각국의 국내절차와 법률검토 등을 거쳐 추후 14개 참여국 합의시점에 공개된다. IPEF는 공급망과 함께 무역·청정경제·공정경제 등 총 4개 분야에서 협상해왔다. 나머지 3개 분야에서도 협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5월 출범한 IPEF는 중국을 제외한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이번 협정 타결로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자원부국과 기술선도국 등 다양한 경제적 특성을 가진 국가가 함께 참여해 상호보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의가 있어 중국을 자극할 요소는 없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