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골목 대장’ 노릇을 하기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 있는 기업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겠습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035720)헬스케어 사옥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대표 헬스케어 기업이라는 타이틀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는 공동체 차원에서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행보는 공동체 전체의 미션인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와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스타트업들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스타트업·의료기관 등 29곳과 협약을 맺었다. 각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지닌 스타트업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면 협력 기업들도 함께 해외 영토를 넓힐 수 있다. 황 대표는 "카카오는 각 산업 분야에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 토양을 만드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며 “서로의 빈칸을 채워주며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글로벌 1호 서비스는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한미 디지털·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시그니처헬스케어와 손잡고 정신질환자 원격 모니터링(RPM) 사업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시그니처헬스케어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20여개 정신과 전문병원을 보유한 병원 그룹으로, 최근 미국 연방정부에서 보조금 지급 확대를 결정한 정신건강환자 대상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범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황 대표는 “챗봇 형태로 환자와 대화하며 얼굴 표정이나 말투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의료진이 결과를 토대로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르면 올해 미국 현지 병원에서 실제 사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사업 성과가 나오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에서 먼저 출시할 서비스도 가다듬고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인 모바일 기반의 '초개인화 건강관리(Virtual Care)’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AI가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식사·운동·스트레스 등 주요 변수를 분석하고 적합한 생활 습관을 안내한다. 이미 일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당뇨병 서비스는 대국민 대상 첫 번째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서 상태가 굉장히 호전된 임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선보이기 위해 당뇨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덱스콤과 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은 이르면 2025년이다. 올해 내놓는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자리잡도록 힘쓰는 한편 대규모 병원 데이터 처리 시스템도 조만간 출시한다. 의료·연구기관과 기업 등의 헬스케어 데이터 공유·활용을 지원하는 '데이터 인에이블러(Enabler)'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 여름 카카오톡을 활용해 병원 예약에서 결제까지 업무 전반을 진행하는 AI 챗봇 서비스도 두 곳의 3차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황 대표는 "빠르면 2025년에 실적 흑자전환(턴어라운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문제 없이 출시되도록 하고 해외에서도 빨리 사업 성과가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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