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파죽지세로 ‘7만전자’를 탈환한 데 이어 ‘8만전자’까지 넘보게 됐다. 반도체 업황 정상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4년 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한 외국인이 벌써 10조 원어치 넘게 사들인 덕분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무난히 8만 원대에 등극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000원(2.84%) 오른 7만 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25일 이후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7만전자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반도체 대장주는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날 1.01% 상승한 11만 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는 전 거래일보다 3.6% 오른 11만 3200원에 형성됐으나 이후 매도 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밀어올린 것은 이날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472억 원어치 사들여 올해 순매수 규모를 10조 2619억 원까지 늘렸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162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10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유지했다. 외국인이 10거래일간 SK하이닉스를 사들인 액수는 1조 3820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세를 이어가는 것은 반도체 업황의 정상화 시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8~9월부터는 삼성전자의 공급 축소 효과가 메모리반도체 수급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5와 4분기 PC·서버 수요 증가 효과도 주가에 호재로 지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각종 청신호에 힘입어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당분간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주가의 업황 선행성, 역사적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밑도는 저가 매력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주가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반등 우려 속에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유악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고용랑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출하 비중이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제품에 적격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 탓에 단기적으로 주가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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