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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친환경 보조금 시대 투자 전략

■이사벨라 허비-배서스트 슈로더 포트폴리오 매니저

이사벨라 허비배서스트 슈로더 포트폴리오 매니저




전 세계 각국이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산업 지원은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 기술 안보와 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반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친환경 산업 육성으로 기후 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관련 법안 제정은 투자자들에게 이슈로 떠올랐다.

친환경 보조금 경쟁은 지난해 제정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IRA를 통해 10년간 3690억 달러(약 488조 원)의 자금을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 구축이나 친환경 수소 생산 등 기후변화 대응에 투자할 것으로 예고했다. 단순히 친환경 기술 수요를 촉진하는 것을 넘어 보조금 지원을 통해 미국 내 관련 제품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반면 유럽은 미국의 IRA로 친환경 산업 육성과 관련해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기후 기술과 관련된 투자 자본과 인재들을 뺏길 위험에 직면했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미국을 겨냥해 친환경 산업 보조금 정책의 투명성을 촉구하며 견제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다.



물론 EU에서도 올해 2월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인 그린딜산업계획(GDIP)을 발표했다. EU는 ‘매칭보조금’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기업 중 EU 외부 국가로 투자를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예외적으로 제3국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보조금을 EU 회원국이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친환경 산업 기업의 이전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슈로더는 친환경 보조금 경쟁 상황을 미국 대 유럽의 국가 간 대립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IRA의 혜택을 누릴 상당수 기업은 대부분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풍력 터빈 제조 업체 베스타스의 최대 시장은 미국이다. 많은 유럽 기업이 IRA 혜택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수 있어 오히려 기업들에는 윈윈의 기회다.

보조금 경쟁으로 발생하는 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과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투자를 고려한 기업이 보조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 단기적으로 보조금 혜택을 누리는 기업을 선택하기보다는 탄탄한 사업 모델과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수많은 핵심 기술과 재료는 이미 중국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의 90% 이상, 리튬의 약 60%가 중국에서 가공되고 있다. 이에 IRA와 GDIP 모두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자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였을 때 기업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세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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