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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R&D 역량, 기업서 상품화로 연결 필요" [서울포럼 2023]

■라운드테이블2…대학과 기업의 역할

학내에 기술 머무르면 가치 창출 불가

기업서도 연구 지속할 환경 만들어야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대학 역할 중요

융합형 인재가 혁신 추구 가능

자유로운 실험 환경 조성해야

제프리 글렌(왼쪽 다섯 번째)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보건·의료 산업 관계자들이 ‘서울포럼 2023’ 라운드테이블2에 참여해 토론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대학이 확보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어야 첨단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학계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해 기업이 제품화에 성공해야 산업이 활성화하며 생태계가 뿌리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우지 소퍼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라운드테이블2 행사에서 “학계의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기술이 대학 테두리 안에만 머무르면 사회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료기기 기업인 알파타우는 텔아비브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협력해 암 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소퍼 CEO는 “연구자가 대학을 벗어나 기업에서도 연구를 지속할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에서는 대학에 소속된 연구자가 일주일 중 며칠은 기업에서 근무하는 식으로 산학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글렌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는 소퍼 CEO를 비롯해 게릿 스톰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 마크 코언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 데이비드 처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 은성호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회장, 김철홍 포스텍 교수, 배성철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김영철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김준휘 LTIS 대표 등 보건·의료와 바이오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코언 학장은 “일리노이대는 의대 학생에게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술을 교육하고 있다”며 “심지어 학생의 30%는 입학 전 공학이나 통계학 등 다른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과 공학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할 수 있는 인재들이 ‘의사 혁신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흥미로운 방식”이라며 “한국의 KAIST도 엔지니어링 기반의 의대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호응했다. 스톰 교수도 “융합 연구는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학과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회장은 “유럽연합(EU)과 비교해 한국에는 세부적인 규제가 훨씬 많다”고 했다. 배 교수도 “규제 당국이 새로운 기술을 검토할 때 많은 데이터를 요구해 어려움이 많지만 정부가 최근 임상 실험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한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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