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가 다소 살아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 6122억 원으로 전달(677조 4691억 원)보다 1431억 원 늘었다. 지난해 1월 전달보다 1조 3634억 원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된 감소세를 멈춘 것이다.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담대(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509조 6762억 원으로 전달보다 6935억 원 늘었다. 전세대출이 124조 8792억 원에서 123조 9570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집을 사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은 경우가 숫자상으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월평균 2362건으로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997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부터 특례보금자리론 등 저렴한 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이 공급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다소 살아난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자격 기준이 완화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 대출이 공급되면서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금리가 빠르게 하향 안정화된 것도 주담대 잔액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4.667~6.47%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말에는 3% 중반에서 5% 중반대로 1%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기업대출 잔액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체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이 118조 3492억 원, 중소기업 대출(자영업자 대출 포함)은 608조 6395억 원 등 총 726조 9887억 원으로 전달보다 6조 9000억여 원 증가했다. 예·적금 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은행 예·적금 잔액은 856조 6335억 원으로 전달(843조 7705억 원)보다 12조 8630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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