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날리, 꾸레쥬 등 '차세대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패션 브랜드가 속속 국내에 상륙하고 있다. 20~30대 고객층의 소비력이 높아진 데다 K콘텐츠 열풍으로 인지도가 커진 한국을 글로벌 확장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서다. 1세대 명품 브랜드의 직진출로 매출 공백이 발생한 국내 패션업체들은 단독 수입계약을 따내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원(009270)은 내년 상반기부터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까날리'를 국내에서 독점 전개한다. 1934년 탄생한 까날리는 3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며 원단 생산부터 제품 공정까지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고수하는 브랜드로 전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119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과 한섬(020000)이 수입 운영하다 2020년 중단했다.
신원은 내년부터 백화점 명품관과 호텔 등에 까날리의 매장을 열며 규모를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입점도 추진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까날리의 골프 캡슐 컬렉션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원은 까날리를 통해 '브리오니'의 빈자리를 채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브리오니는 2009년부터 신원을 통해 국내 사업을 전개하다 올 하반기 계약을 종료하고, 직진출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만 최소 네 개 이상의 수입 패션 브랜드를 신규 확보할 계획이다. 이달 초 들여온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꾸레쥬'가 대표적이다. 꾸레쥬는 '미니스커트의 원조'로 불리는 디자이너 앙드레 꾸레쥬가 만든 60여 년 역사의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블랙핑크 제니 등 아이돌 공항패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외 패션과 화장품 매출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에 달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셀린느·끌로에 등 약 10여 년간 국내 전개를 도맡았던 해외 브랜드가 최근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새 브랜드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톰브라운'과 결별한 삼성물산(028260) 패션도 올해 신명품으로 '자크뮈스'와 '가니'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루이비통과 구찌가 연이어 국내에서 패션쇼를 연 만큼 차세대 명품 브랜드도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7.2% 꺾였으나 2월 2.1% 반등하는데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4.5%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길이 열리면서 올 초 수입 패션 매출이 잠시 주춤했으나, 새 브랜드가 국내에 유입되며 매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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