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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무서운 진짜 이유…전기차 충전·부품 표준 선점 [김기혁의 테슬라롱숏]

테슬라 차량이 초급속 충전기 슈퍼차저로 충전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증시를 들썩이게 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테슬라와 포드가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제휴를 맺는다는 내용입니다. 포드가 테슬라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전기차 충전의 표준을 장악해가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전기차 부품과 관련해서도 테슬라가 차량 경량화,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신칸센”…충전망 개방에 포드 전격 제휴


테슬라와 포드의 파트너십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전격 발표됐습니다. 포드는 내년 초부터 자사 전기차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1만2000여 곳에 설치돼 있는 슈퍼차저를 이용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는 테슬라가 개발한 어탭터를 활용해 V3 슈퍼차저를 사용하게 되며 2025년부터는 자사 전기차에 아예 테슬라 충전 표준을 탑재해 어댑터 없이도 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포드는 테슬라의 충전 표준을 채택하는 최초의 주요 완성차 업체가 됐습니다. 발표 당시 포드와 테슬라의 주가는 각각 6.2%, 4.7% 상승했습니다.

포드 머스탱 마하 E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를 일본 고속철 신칸센에 비유했습니다. 빠른 차 성능과 선진적인 인프라를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죠. 그는 “테슬라 충전망의 위치와 신뢰성, 라우팅 소프트웨어, 커넥터의 사용 편이성과 신뢰성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수퍼차저는 최대 250㎾급까지 지원하는 초급속 충전기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월 1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개방 결정에 대해 칭찬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기존에 테슬라는 전기차 표준 규격인 DC콤보(CCS 충전 단자)와는 별도의 충전 규격(NACS)을 고수해 다른 브랜드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기조가 달라졌습니다. 2021년 발효된 인프라법에는 전기차 충전기 네트워크 구축에 75억달러(약 9조8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고 지난해에는 충전기 표준 규격을 채택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올해 초 테슬라는 내년까지 미국에 있는 테슬라 차량 전용 충전소 가운데 7500곳을 타사 차량을 포함한 모든 전기차에 개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대단한 일”을 했다며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의 포드와의 파트너십도 이러한 기조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입니다. 포드는 전기차 확대의 걸림돌인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 업체인 테슬라와의 제휴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 美 전기차 사업 부담 더 커져


포드는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로 순위권입니다. 올 1분기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그룹, 폭스바겐에 이어 5위를 차지했습니다. 포드의 충전 사업 행보는 다른 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디자인은 표준화 될수 없지만, 충전 네트워크는 표준화가 가능하다”면서 “테슬라는 북미 충전 시장에 과점 업체로 성장이 가능하며, 포드는 충전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전기차 판매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GM, 현대차그룹, 폭스바겐은 전기차 판매와 충전 네트워크 확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연구원은 테슬라가 포드와의 제휴를 통해 충전 서비스 매출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대차 전기차가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 충전기를 통해 충전되고 있다.


GM의 경우 포드와 달리 독자적인 충전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서 2026년까지 미국에 최대 4만개의 공용 레벨 2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라는 충전 전문 자회사를 통해 미국에서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고객이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에 수 조원을 투입하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테슬라 이젠 자체 부품 생태계 구축"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격변을 일으키는 또다른 분야는 부품입니다. 내연기관차에 기반을 뒀던 전통적인 완성차 브랜드가 부품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의식해 전기차 부품 변화에 머뭇거리는 사이 테슬라는 차량 경량화, 비용 절감을 위해 부품 도입에서도 과감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4월 ‘테슬라의 48V 아키텍처 도입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3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48V 기반의 자동차 전기·전자 아키텍처(구조)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대다수의 자동차가 12V를 상정한 배터리와 발전기, 전장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48V를 표준으로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호중 책임연구원은 “48V는 구조적으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배선이 단순화되면 차량 전선 중량도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테슬라가 예고한 대로 차량 전기·전자 아키텍처 전압을 12V에서 48V로 전환하면 차량 경량화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48V 전환 예고는 테슬라의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에 대한 장악력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이어졌습니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가 새로운 규격의 부품을 적정 비용으로 양산 적용할 수 있도록 부품 기업과 협의를 완료했다는 것”이라며 “기존 자동차 부품 업계에 대한 영향력이 부족했던 테슬라가 이제 자체적인 부품 생태계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테슬라의 전략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테슬라 관련 소식을 쉽게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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