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57억 달러 줄어들면서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설 위험이 커질 때마다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5일 한국은행은 5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209억 8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57억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3월(7억 8000만 달러)과 4월(6억 1000만 달러) 두 달 연속 증가했다가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11월(4161억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한은은 “유로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5월 달러인덱스(DXY)가 2.6% 상승하면서 다른 통화로 표시되는 자산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일(1342.9원), 3일(1341.8원), 15일(1341.9원), 17일(1343원) 등으로 1340원을 넘는 등 변동성이 커졌으나 그때마다 하락 반전해 이달 들어 131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벌어진 상태에서 원화가 1340원을 넘어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해 당국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보유액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예치금이 178억 2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00억 2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도 147억 1000만 달러로 2억 3000만 달러 줄었고,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46억 9000만 달러로 7000만 달러 감소했다. 다만 유가증권 잔액이 3789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6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아 매입 당시 가격인 47억 9000만 달러로 변동이 없다.
4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67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중국(209억 달러)과 일본(84억 달러), 스위스(68억 달러) 등은 대부분 외환보유액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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