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알린 영국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국내에서 차기작의 정식 발매를 추진 중이다. 출시 반년 만에 50만 대가 팔린 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확장을 꾀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 역시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낫싱은 7월 글로벌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신제품 ‘폰투(Phone2)’의 판매를 최근 국내 일부 이동통신사에 제안했다. 이달 1일에는 폰투로 추정되는 모델 ‘A065’가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받았다. 전파인증은 통상 전자제품 출시에 임박해 이뤄지는 절차다.
낫싱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전작 ‘폰원(Phone1)’은 전파인증과 정식 발매 없이 쿠팡 등을 통한 해외 직구대행 방식으로만 국내에 판매됐다. 이를 두고 당시 업계는 낫싱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소비자 반응을 먼저 살피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파인증을 받는 데만 비용이 1억 원 정도 드는데 이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외산폰 업체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낫싱은 지난해 폰원의 흥행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등 글로벌 진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국에 앞서 올해 초 낫싱은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 순위의 시장으로 정했다”며 폰투 출시를 통한 현지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외신은 낫싱이 그동안 자금, 인력 등 자원 문제로 미국 진출을 미뤘지만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의 10배 가까이인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달성하고 개발자 수가 크게 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여력이 생겼다고 부연했다. 폰원은 지난해 6개월 간 약 50만 대가 팔렸다.
다만 낫싱의 국내 판매 제안에 대해 통신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사후지원서비스(AS) 등 외산폰의 한계가 있어 실제로 계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낫싱이 폰투의 전파인증도 받은 만큼 이통사 유통이 어려울 경우 자급제 모델 출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급제 유통도 가능하기 때문에 제조사의 의지만 있다면 출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폰투는 60만 원대 가격의 전작과 달리 프리미엄(고급형) 제품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두뇌칩)로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를 탑재하고 6.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47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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