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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中 향할 때 美시장 공략…'조선미녀' 비주류 전략 통했다

◆신생 K뷰티 성공 스토리

해외서 더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모던한방 콘셉트로 젊은층에 인기

명동 올영 이어 신세계免 단독 입점

3년새 매출 1억 → 2000억 껑충

조선미녀의 한방 스킨케어 제품. 사진 제공=조선미녀




모두가 소비 대국 중국에 집중할 때 오히려 미국을 공략했다. ‘한방 화장품’ 하면 떠오르는 ‘비싼 가격’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깨고 중저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층을 파고들었다. 마케팅 역시 유명 연예인을 앞세우는 대신 MZ세대에 친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전개했다. 업계의 주된 해외 진출 전략과는 정반대 행보를 펼친 결과 2020년 1억 원이던 브랜드 매출은 올해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국내 핵심 관광 상권인 명동의 올리브영에 입점한 데 이어 이달 9일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에까지 입성하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다.

조선미녀의 한방 스킨케어 제품. 사진 제공=조선미녀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미녀는 코스메틱 스타트업인 구다이글로벌이 전개하는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많이 언급되는 한국 화장품 중 하나다. 조선미녀의 총판을 맡았던 구다이글로벌이 2019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조선미녀를 아예 인수한 후 ‘모던 한방 화장품’으로 콘셉트를 재정비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점 유통 당시 미국의 경우 1개 제품만 판매해 절대적인 판매량은 많지 않았지만 아마존, 현지 K뷰티 셀렉숍 등에서 소비자들의 피드백이 정말 좋았다”며 “(회사를 인수해) 상품군을 정비하면 얼마든지 사업을 키울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조선미녀의 한방 스킨케어 제품. 사진 제공=조선미녀


다수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조선미녀는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천 대표는 동양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미국에서 한방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존재하고 가격 면에서도 다른 한방 화장품보다 허들을 낮춰 구매층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다고 봤다. 높은 언어 호환성으로 미국에서 인지도가 쌓이면 캐나다를 비롯해 영어권 인접 국가로의 진출 역시 용이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 됐다. 대표 제품인 ‘맑은쌀선크림’은 트러블이 거의 없는 가성비 아이템으로 소문이 나며 미국 젊은 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 결과 미주를 포함해 해외에서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다.

업계의 흐름에서 벗어난 ‘비주류 전략’은 예상대로 적중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공식몰에 제품 스토리부터 보자기 포장법, 단오(수릿날) 프로모션 등 동양적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게시물을 소개하면서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또 다른 인기를 끌었다.



해외에서의 인기는 국내 유통 채널에도 반영되고 있다. 9일 예정된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 입점이 대표적이다. 해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시내 면세점에 입점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코로나19와 정치 이슈로 중국 쪽 비즈니스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조선미녀는 한국적인 미와 자연에서 온 재료,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미주와 유럽 시장에서 기반을 닦았다”며 추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조선미녀는 미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유럽으로 세를 더 확장할 계획이다. 유럽은 하나의 권역으로 소비 패턴이 묶여 있는 시장인 만큼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천 대표의 생각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가수 티파니 영을 모델로 이전보다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도 가동한다.

품목 확장과 증시 상장 등 무리한 외형 확대는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천 대표는 “현재 기초 제품을 중심으로 30개 안팎의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 당장은 색조 라인 추가 같은 구색 확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짧은 기간 급성장한 만큼 내부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브랜드로나, 조직으로나 강조하는 것이 도취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당장 내년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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