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OECD는 7일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올 3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1.6%)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1.5%)와 같고 한국은행 전망치(1.4%)와 비교하면 0.1%포인트 높다. 현재 정부의 공식 성장률 전망치는 1.6%다. OECD는 내년 성장률도 2.3%에서 2.1%로 내렸다.
OECD가 한국 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은 수출·투자 부진을 고려한 결과다. 민간 소비는 방역 조치 해제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민간 투자는 고금리 여파로 다소 부진하다는 것이 OECD의 진단이다. 심지어 반도체 경기 악화에 지난해 말부터 중국발(發) 수요 둔화가 겹치며 수출도 8개월째 역성장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한국 경제에 대한 제언도 담겼다. OECD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정준칙과 연금 개혁이 지난해 1000조 원을 돌파한 국가채무 등 누적된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최근 연장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서는 취약 계층 중심의 타기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은 기존 2.6%에서 2.7%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OECD는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둔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단 OECD는 이 같은 흐름이 ‘취약한(fragile)’ 기반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예상과 달리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고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서다. 특히 OECD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세계은행(WB)도 이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세계 성장률을 2.1%로 잡았다. 1월 제시했던 기존 전망치(1.7%)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다만 세계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 주요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등 하방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해 글로벌 성장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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