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4(A54)’는 보급형인 A시리즈 최초로 적용된 프리미엄(고급형) 성능과 기능이 눈에 띄는 모델이다. 출시를 앞두고 미리 써보니 “절반 가격으로도 갤럭시S23의 디자인, 카메라, 화면 등의 사양을 제법 훌륭하게 구현해냈다”는 결론을 얻었다.
퀀텀4는 후면 재질의 무광, 유광 차이를 제외하면 S23과 구별하기 힘들다. 이는 후면 카메라 3개를 물방울처럼 간결하게 나열한 ‘플로팅 카메라’ 디자인을 그대로 채택한 동시에 A시리즈 최초로 후면에 강화유리 고릴라 글래스를 넣은 덕이다. 갤럭시A53 등 플라스틱을 썼던 전작들보다 내구성과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역시 A시리즈 최초로 탑재된 야간 저조도 촬영 기능 ‘나이토그래피’의 효과도 뛰어났다. 조명이 거의 없는 집 안에서 촬영해보니 거의 보이지 않던 피사체(고양이)의 이목구비 등이 비교적 밝고 선명하게 구별됐다. S23과 같은 5000만 화소의 기본 카메라는 하늘색, 풀색, 개나리색 등 야외 풍경을 S23 못지 않게 재현해냈다. 퀀텀4가 더 진하고 따뜻한 색감을 가진 느낌이다. 사진을 확대했을 때 퀀텀4의 색깔이 더 선명하게 보이지만 꽃의 암술과 수술, 이것들이 꽃잎 위에 드리우는 그림자 등이 뭉개져 디테일한 묘사는 다소 부족했다.
퀀텀4가 프리미엄 느낌을 주는 또 한 가지는 최대 120Hz의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에 있다.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120Hz 주사율은 전작들도 지원했지만 S시리즈처럼 필요에 따라 주사율을 조절해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기능은 A시리즈 중 퀀텀4가 처음이다. 메모리도 기존 6GB램에서 8GB램으로 늘었다. 덕분에 일상에서 애플리케이션들을 쾌적하게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원가 절감은 주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에서 이뤄진 모습이다. 퀀텀4는 삼성 엑시노스1380을 탑재했다. 긱벤치로 측정한 성능은 싱글코어 1002점, 멀티코어 2742점으로 하위모델인 A34와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하기 위해 그래픽 옵션을 ‘낮음’으로 타협해야만 했다.
퀀텀4의 출고가는 61만 8200원이다. 전작 A53의 가격을 거의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고루 업그레이드한 만큼 중저가 소비자층에 가성비 높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시 ‘보급형 S23’을 표방한 A34와의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퀀텀4는 A34보다 메모리, 가변 주사율, 펀치홀 디자인, 후면 강화유리, SK텔레콤 특화 양자보안에서 앞서는 대신 12만 원가량 더 비싸 가성비 측면에서 마냥 우위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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