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으며 가격이 대폭 하락한 낸드 시장에서 반등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감산 기조로 낸드 수급이 정상 수준에 근접하며 일부 제품군의 경우 이달을 기점으로 가격이 상승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트리플레벨셀(TLC)·쿼드레벨셀(QLC) 등 일부 3D 낸드 제품 시장에서 최근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가격이 각각 0~5%, 8~13%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낸드 제품 가격은 지난해 3분기 8~13% 하락한 이래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하락 폭은 각각 35~40%, 20~25%로 상당히 컸다. 올해 2분기에는 8~13%까지 추가적으로 축소된 후 반등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미국과 한국의 주요 낸드 제조사들이 지난달 큰 폭으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낸드 가격이 급격한 하락을 멈추고 완만한 회복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였고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기옥시아도 비슷한 시기 20~30%에 달하는 낸드 웨이퍼 투입량 감축을 결정했다. 웨이퍼 투입에서 메모리 칩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3~6개월 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가격 반등세가 전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인 전자 업계 성수기인 하반기에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에 더해 서구권 신학기 시작, 블랙프라이데이 등 수요 증가 요인이 몰려 있다. 성수기를 앞두고 메모리 가격이 저점일 때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객사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올해 4월 메모리반도체 생산 감축을 공식화한 삼성전자(005930)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도 맞물린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한 공급 축소를 대비해 모바일과 PC 고객들의 구매 심리가 개선됐다”며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메모리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하반기 공급자 주도 ‘업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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