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 규제 논란과 관련해 “위험성을 다루면서도 혁신을 줄여가는 방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지만 혁신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K스타트업, 오픈AI를 만나다’ 행사에 참석한 올트먼 CEO는 AI 기술 규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 같은 기업들도 좀 더 책임을 가져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공개한 후로 생성형 AI 기술이 날로 고도화하면서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AI 기술을 안전하고 공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규제 논의 역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하는 기업의 수장이지만 평소 AI 기술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역시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직 전 세계적으로 규제 틀에 대한 기준이 없으며 당장 우리가 참고할 만한 법규도 없다”며 “규제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의 AI 기술은 굉장히 강력한 시스템이고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규제는 기술 자체가 아닌 활용 사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트먼 CEO는 “기술 자체를 규제하려 한다면 결국 기술은 우회하고 말 것”이라며 “대신 규제는 개별 적용 사례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I는 결국 모든 분야의 인간 활동에 스며들 것인데 각 영역과 섹터마다 다른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방식이 작동하려면 각 사례를 잘 이해하고 여기에 중점을 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를 돌며 각국 정부 관계자들과 AI 기술의 발전 가능성과 규제 방향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그는 각국 정부의 규제 의지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올트먼 CEO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각국 규제 당국자들이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지면서도 AI 기술이 가진 잠재력과 더불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규제 논의 주요 범주인 AI 저작물에 대한 이슈에 관해서도 의견이 나왔다. 올트먼 CEO는 챗GPT가 그림 등 인간의 지적 영역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반대로 되기를 희망한다”며 “기술이 진화되면 오히려 콘텐츠 개발자도 이득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공동창업자도 “근본적으로 AI는 활발한 창작이 과거보다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한다”면서도 “기술 진화와 함께 콘텐츠 소유자들이 기술 진화 과정에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 여러 아티스트들과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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