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가 실제 한국에서 버는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법인세를 지불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해 애플리케이션 수수료 등 보이지 않는 매출에 대해 과세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지불한 법인세 비용은 169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가 법인세로 낸 금액은 각각 4105억 원, 2418억 원에 달한다. 법인세에서 이 같은 격차가 나타난 것은 표면상 보이는 실적 차이 때문이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449억 원으로 네이버(8조 2201억 원)나 카카오(7조 1068억 원)보다 현저히 적다.
문제는 구글의 실제 매출액이 서류상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구글의 매출액은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수료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구글플레이의 사업 매출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아시아퍼시픽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구글의 국내 앱 수수료 매출액이 수조 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 앱마켓 수수료 매출을 한국 지역 구글플레이 비중과 광고 비중 등을 적용해 추산하면 최소 4조 2000억 원에서 많게는 6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사실이라면 구글은 수천억 원의 법인세를 더 납부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상황도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MS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163억 원이다. 2022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기준 국내 매출(1조 3247억 원)과 영업이익(726억 원)을 근거로 산정된 금액이다. 한국MS의 영업이익이 적은 것은 매출 대부분을 MOL이라는 관계사에 ‘기술 사용료’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MS의 지난해 매출원가 1조 553억 원 중 기술 사용료로 나간 금액은 9506억 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세가 빨리 시행돼 매출이 발생한 곳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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