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특수를 누렸던 ‘T커머스(TV 기반 전자상거래)’ 업계가 암초를 만났다. 엔데믹에 바깥 활동이 늘고 방송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세도 멈춰 섰기 때문이다. 이에 T커머스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하는가 하면 협소한 스튜디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는 등 고객들 시선을 다시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 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T커머스 단독사업자 5개사(SK(034730)스토아·KT(030200)알파·신세계(004170)라이브쇼핑·티알엔·W쇼핑)의 올 1분기 취급고는 1조5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253억원) 대비 6.7% 줄었다. 합산 매출액은 28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71억원) 보다 8.4% 감소했다.
그동안 T커머스 업계는 팬데믹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며 시청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T커머스 연간 취급고는 2019년 2조6225억원에서 지난해 4조3156억원까지 2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올해 엔데믹 전환과 함께 1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T커머스 업체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요 고객층인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SK스토아가 운영 중인 패션 PB 헬렌카렌과 인디코드는 지난 한 해에만 180억원이 판매됐다. 스페셜 라인 ‘헬렌카렌’은 한정 수량을 판매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가성비 브랜드 인디코드는 3시즌 연속 캐주얼 브랜드 재구매율 1위를 기록했다. KT알파 역시 지난해 10월 ‘르투아’를 론칭해 2개월 만에 130억원 넘게 팔았다. KT알파는 올해 체결한 젝시오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최초 골프웨어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가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협업해 자체 패션 PB ‘에디티드’를 선보였고, 올 봄에는 ‘블루핏’을 출시했다. 에디티드는 ‘재킷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며 4개월 동안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루핏은 8만원대 청바지로 좋은 질 덕분에 생산된 대부분의 사이즈가 소진됐다.
또한 T커머스 업체들은 협소한 스튜디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R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 하반기부터 업계 최초로 AR기술의 디지털 스튜디오 3.0에서 방송을 진행한다. 사전에 화면을 디자인 한 후 3D모델링 작업과 장비에 맞는 AR 영상으로 변환해 카메라에 입히게 되면 한 층 더 입체적이고 넓어져 생동감 있는 영상이 보여진다. 신세계라이브쇼핑 관계자는 "방송 무대의 100% 디지털화 뿐 아니라 디지털 배경, 바닥 LED 스크린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한층 더 실감 나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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