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에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SK하이닉스에 5세대 HBM(HBM3E)의 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HBM3E는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최고 사양 D램인 HBM의 차세대 버전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HBM3E의 샘플을 고객사에 인도하고 내년 중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서 샘플을 받아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해 성능 평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 시장은 생성형 AI 모델의 급격한 수요 증가에 따라 초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성능 평가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치고 상품화에 나서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에 대한 대량 주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HBM3E를 결합해 성능 검증에 나설 제품은 지난해 출시한 최신 플래그십 GPU인 H100 또는 그 후속 제품으로 예상된다. 이 제품은 AI 클라우드,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초고성능 칩이다.
두 회사의 협업이 성공하면 엔비디아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AI용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위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AI 시장에서 점유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는 HBM의 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HBM3E는 업계 최선단 미세 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을 활용해 경쟁사 대비 기술력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HBM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 업체인 욜디벨롭먼트는 올해 7억 500만 달러 규모인 HBM 시장은 2027년 13억 2400만 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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