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다음 달 중국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음 주 방중 일정을 확정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 이어 서방이 악화한 중국과의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지 않게 조정하려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클리버리 장관이 다음 달 중국 방문에 관해 협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각료급 출장 일정에 관해 추측할 순 없다”며 “일반적으로 우리의 대중국 입장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과 일치하며,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이 클리버리 장관을 공식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앞서 4월 클리버리 장관이 '중국 방문이 거의 불가피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방중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방중이 이뤄질 경우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지난해 가을 리시 수낵 총리의 취임을 기점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수낵 총리는 지난해 11월 “무역을 통한 개혁 유도가 가능하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었다”며 “중국과의 황금기(golden era)는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영국은 최근 ‘쿠바 스파이 기지’ 논란이 불거진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국가 안보 관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6일에 영국 정부는 자국 영토에서 파악된 중국의 비밀경찰서를 모두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중국이 자국민 탄압을 목적으로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블룸버그는 “이번 방문은 세계 2위 경제 대국과의 무역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과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축소하라는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수낵 총리의 노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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