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규모의 국내 버거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프리미엄 버거 시장 포문을 연 '쉐이크쉑'이 확실한 1위 굳히기에 나선다.
15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시장 규모는 2018년 2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맘스터치·롯데리아·맥도날드 등 1세대 버거 프랜차이즈에 이어 2017년 쉐이크쉑을 필두로 고든램지버거·슈퍼두퍼 등 글로벌 브랜드가 상륙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5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1호점을 연다.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포문을 연 건 SPC그룹의 쉐이크쉑이다. 쉐이크쉑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SPC가 국내에 도입해 2016년 7월 강남역에 첫 매장을 열었다. 허희수 SPC 부사장이 미국 쉐이크쉑 본사 회장인 대니 마이어를 직접 찾아가 도입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론칭 당시 세트 기준 1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2~3시간 이상 대기줄이 생겨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매장 수는 7년 만에 총 25개까지 늘었다. 브랜드 도입 당시 2025년까지 25개의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25%에 달한다.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은 전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SPC는 현재 국내 쉐이크쉑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사업권도 맡고 있다.
외식 업계는 국내 버거 시장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단순 화제성보다는 품질 경쟁력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의 경우 가격 장벽이 높아 지속적인 재구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롱런하기 위해선 확고한 차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버거 1위 쉐이크쉑의 경우 국내 진출 당시 미국 현지의 맛과 품질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제조설비부터 레시피, 원료까지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미국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앵거스 비프를 사용하고 채소와 토마토 등 신선재료는 본사가 지정하는 품종을 국내에서 계약 재배해 사용했다. 특히 햄버거에서 패티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인 번(햄버거빵)은 SPC가 특허를 받은 토종효모를 사용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전 세계 쉐이크쉑 진출 국가중 번을 직접 생산해 매장에 공급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SPC가 보유한 식음료(F&B) 사업 역량도 시너지를 냈다. 전세계에서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7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쉐이크쉑에 그대로 이식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SPC는 2020년 국내 식재료를 활용한 '고추장 치킨쉑'을 국내에 한정판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달큰한 고추장과 버거의 만남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전세계 지사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며 미국과 영국, 필리핀에서도 출시됐다. 특히 미국에서는 국무부 직원 시식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고추장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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