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찾은 독일 뮌헨의 대형 전시장 ‘메세뮌헨’. 이곳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시회인 ‘ees 유럽 2023’ 내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부스가 유럽 참관객으로 붐볐다. ESS 제품이 주로 공개됐지만 부스 정중앙에는 검은 색상의 전기차 모델 ‘한’이 관심을 끌었다. 전시객들이 흥미로운 듯 수시로 문을 직접 열고 인테리어를 꼼꼼히 살펴봤다. 충전기가 마련돼 있어 직접 충전을 시도하는 관객도 있었다.
한은 지난해 BYD가 탕, 아토 3와 함께 독일 시장에 선보인 모델이다. 중형 전기 세단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BYD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 등에 탑재된 블레이드 배터리도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기반으로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다.
부스에서 만난 한 BYD 관계자도 블레이드 배터리에 대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독점하는 LFP 배터리에 대한 강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그는 “BYD는 과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썼지만 지금은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한다”면서 “테슬라도 LFP 배터리를 도입하는 만큼 LFP 배터리의 입지를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모두 양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는 BYD의 행보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BYD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합쳐 총 186만 대를 팔아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배터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도 올해 1~4월 기준 16.1%로 중국 CATL(35.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제 BYD의 시선은 자국 내수 시장이 아닌 유럽과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유럽에서 전기차 80만 대를 팔아 점유율 1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유럽에 공장을 짓거나 다른 업체의 생산 거점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르웨이와 스웨덴·호주 등 53개국에 진출한 BYD는 이달 중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출시 행사를 개최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동남아 국가들이 비야디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프랑스와 베트남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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