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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泰, 성장 잠재력 크다" 낙점 …인접국으로 외연 확대에도 유리

■ 카뱅, 동남아 2위 경제 대국에 첫 해외거점

밧화 경제권 인구 2억명

핸드폰 보급률 117% 달해

인프라 잘 갖춰 안착 기대

현지 전문인터넷은행 없어

역내 진입 장벽도 낮을 듯

이르면 2025년 서비스 목표

윤호영(왼쪽) 카카오뱅크 대표가 15일 태국 방콕 소재 SCBX 본사에서 아르시드 난다위다야 SCBX 대표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16일 해외 진출 1호 국가로 태국을 낙점한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인도차이나 경제의 관문으로 꼽히는 태국을 교두보 삼아 인근 국가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2015년 국내 출범 준비 당시부터 동남아시아에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으나 8년이 지나서야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태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2021년 기준 5060억 달러에 달한다. 주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가입국 중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성장 잠재력도 높아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전후를 제외하면 2010년 이래 연간 3~4%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태국과 국경을 접한 라오스와 캄보디아·미얀마가 무역 거래 때 태국 통화인 밧화를 사용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뱅크가 현지에 자리를 잡는다면 이를 기반으로 주변국으로 뻗어 나갈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국은 인도차이나반도 내 밧화 경제권을 주도하는 나라”라면서 “밧화 경제권에 속하는 인구는 약 2억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뱅킹의 인프라 격인 휴대폰의 역내 보급률이 높다는 점도 태국이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 거점으로 낙점된 이유다. 모바일 보급률은 인터넷은행이 해외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때 쓰이는 핵심 지표로 통용된다. KOTRA에 따르면 태국의 모바일 보급률은 117.08%에 달한다. 국민 한 명이 한 개 이상의 핸드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현지에 전문 인터넷은행이 없는 만큼 카카오뱅크의 역내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태국 당국은 올해 1월에서야 자국 내 가상은행(인터넷은행) 사업자를 찾기 위한 공고 절차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의 신규 진출 후보지로 거론된 인도네시아의 경우 BTPN이 운영하는 ‘지니어스’가 과반(2021년 기준 64.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한 점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금융권 인사는 “태국 내 금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이른바 ‘금융 취약 계층’ 비중이 전체 소비자의 60% 이상”이라면서 “신규 인터넷은행을 찾을 잠재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유력 금융지주사인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 태국 금융 당국에 인가를 신청하고 2024년 심사 진행 업무, 이르면 2025년 서비스 출범이 목표다. 특히 태국 중앙은행인 태국은행이 올해 1월 발간한 가상은행 인가 지침서에서 "한국의 한 가상은행은 예치 기간이 길수록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주단위 적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호평하며 카카오뱅크의 ‘26주적금’을 언급한 만큼 최종 인가를 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카카오뱅크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기관이 태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터라 허가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밧화가 폭락하자 현지에 진출했던 국내 금융회사들이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점포를 정리해 모두 철수한 바 있기 때문이다. 태국은 이후 한국계 금융사에 일종의 괘씸죄를 물어 자국 시장 진입 문턱을 높여왔다. KB국민카드·삼성생명 등 카드사나 보험사 등은 다시 진출했지만 은행들은 한 곳도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유일하게 2013년에 다시 진출했지만 법인이 아닌 사무소 형태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외 다른 동남아 진출 국가를 연내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두 곳과 해외 진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간 태국뿐 아니라 동남아 여러 국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왔다”면서 “경제성장과 개발이 활발한 동남아시아 국가를 신시장으로 삼아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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