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무르익어 가면서 캠핑을 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캠핑은 2000년대 이후 대중화됐는데 아쉽게도 용어는 여전히 외국어·외래어 그대로다. ‘감성 캠핑’이나 ‘낭만’이라며 무분별한 외국어와 이에 파생된 합성어·축약어로 사용하는 것이 아쉽다.
대표적인 단어가 ‘오토캠핑’이다. 자동차를 뜻하는 오토모빌과 야영을 뜻하는 캠핑을 합쳐 놓은 것이다. 즉 자동차를 타고 야영을 다닌다는 의미다. 다만 야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오토를 ‘자동적으로’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사전에 준비가 돼 있고 몸만 가면 되는 야영이라는 식이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자동차 야영’ 혹은 ‘차 야영’으로 순화해서 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고급 야영 시설을 사전에 제공한다는 취지의 ‘글램핑’이 있다. 이는 우리말 그대로 ‘고급 야영’이나 ‘고급 캠핑’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본다. 필요한 물건을 배낭에 지고 다니며 자연 속에서 야영하는 것을 ‘백패킹’이라고 하는데 ‘배낭도보여행’ 혹은 ‘배낭여행’이라는 순화어가 제시돼 있다. 하이킹·트레킹도 ‘도보여행’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 형태 중에 ‘차박’이 있다. 차에서 숙박한다는 것이기는 한데 다소 난감한 합성어다. 다만 ‘전국 차박 명소 1만여 개 발굴·개방’이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공약일 정도로 고착된 용어이기도 하다. 국립국어원은 풀어서 ‘자동차 숙박’을 추천한다.
다만 캠핑이 사실상 해외에서 유입된 여가 문화라서 우리말로 바꾸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캠핑’이라는 용어는 ‘야영’으로 바꿀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제맛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이 대다수다.
‘비박’은 일부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잠을 안 잔다는 의미의 ‘비박(非泊)’이 아니고 최소한의 장비를 사용해 하룻밤을 지새우는 군사 야영지를 뜻하는 독일어 ‘비바크’에서 온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뜻 그대로 ‘산중노숙’이라는 표현을 추천하는데 느낌이 다소 다르기는 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