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18일 잇달아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 오르며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잘되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현장으로 출발했다. 최근 왼쪽 발목 부상을 입은 최 회장은 사용 중인 목발에도 부산엑스포 로고를 새길 만큼 행사 유치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이 회장도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하며 해외 일정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과 프레젠테이션(PT)에 임하는 각오에 대한 질문에 “유치가 잘되기를 기원해야죠”라는 말을 남기고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재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최 회장의 ‘목발 투혼’은 출국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그는 최근 테니스를 치던 중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국내외에서 부산을 알릴 수 있는 현장이라면 목발을 짚고서라도 방문하면서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 회장은 발목 컨디션을 묻는 취재진에 “(발목이) 괜찮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최 회장의 개성 있는 목발 디자인도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 회장의 목발 두 짝에는 부산엑스포 로고를 새긴 패드가 부착돼 있었다. 투표 결정권을 쥔 총회 PT 참가자들에게 부산엑스포를 한 번이라도 더 각인시키기 위한 굳건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장에서 만난 SK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목발에 부산엑스포 로고를 새기자는 아이디어는 최 회장이 직접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 회장이 출국장을 빠져나간 뒤 약 20분 후에 등장했다. 이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과 이번 출장 일정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늦게까지 고생이 많다”는 짧은 답변을 남기고 떠났다. 이날 이 회장은 박승희 CR담당 사장,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공공업무팀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과 함께 출국했다.
이들이 참석하는 파리 BIE 총회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최 회장, 이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과 민간위 집행위원 등 19명의 민간 대표단이 참석한다.
이번 BIE 총회에서는 올 11월 2030년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4차 PT가 펼쳐진다. PT에는 179개국의 BIE 대표들이 참석해 발표를 지켜본다. 11월 투표를 앞두고 최종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표단은 파리에서 BIE 회원국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을 초청하는 리셉션에도 참석해 유치전에 힘을 보탠다.
최 회장과 이 회장을 포함한 12개 그룹 대표들은 파리 일정 이후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합류한다. 사절단은 공급망 협력과 미래 산업 분야 공조 등 차세대 협력 방안 모색과 함께 엑스포 유치 홍보에도 나선다. 아울러 베트남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과 SK그룹이 이번 방문에서 새로운 투자·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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