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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ETF도 '들썩'…일주일새 10% 상승

연초 이후 손실 보다가 수익률 1·2위 석권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25→46유로' 급등

"단기 조정 가능성 높아…美배출권도 관심"


유럽이 친환경 규제에 속도를 붙이자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들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까지 2배가량 오르는 등 초강세를 보이면서 ETF 가격을 밀어올리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이달 9일부터 16일까지 각각 10.73%, 10.51% 올라 ETF 전체 수익률 1·2위를 기록했다. 두 ETF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나란히 손실을 기록하다가 최근 일주일 사이 주가가 급반등했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과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에는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을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로 채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럽은 전세계 탄소배출권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유럽 탄소배출권에 60%, 미국 탄소배출권에 40%가량을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신한운용의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도 같은 기간 각각 7.73%, 6.28% 올랐다. 이는 해당 기간 코스피 수익률(0.57%)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탄소배출권 ETF가 이렇게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13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의 ‘CBAM 전환기에 적용하기 위한 이행 규정령 초안’ 전격 발표가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BAM이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다. 오는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른 점도 탄소배출권 관련 ETF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천연가스가 비싸지면 화석 연료 수요가 늘어 탄소배출권 값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TTF 가격은 이달 8일까지만 해도 25~26유로에 불과했다가 15일 46.51유로로 치솟았다. EU 내 최대 가스 공급국인 노르웨이의 주요 시설이 7월까지 생산을 중단한 데다 올해 유럽 지역에 강한 폭염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친 탓이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과 관련 ETF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만큼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시장 자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럽은 물론 미국 배출권을 담은 상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30달러 안팎으로 유럽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팀장은 “EU가 초과배출량에 대해 부과하는 벌금이 이산화탄소 1톤당 100유로인 만큼 탄소배출권 가격이 그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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