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탈환을 목표로 민관 투자가 본격화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65조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정부의 정책 지원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을 위해 4조 원대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034220)의 대규모 투자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 거래일보다 3.98% 오른 1만 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만 73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0.6% 하락해 2600선까지 밀린 와중에도 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 상장사인 디스플레이 증착 장비 제작 업체 선익시스템(171090)도 1.19% 오른 3만 4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디스플레이 대장주인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주가가 38.55% 상승했고 장비 등을 공급하며 밸류체인에 속한 선익시스템은 54% 넘게 급등했다. 필옵틱스(161580)(49.57%)와 HB테크놀러지(078150)(39.32%), 이녹스첨단소재(272290)(36.3%), 에프엔에스테크(083500)(29.68%) 등 디스플레이 업계 상장사들의 주가도 올 들어 크게 올랐다.
정책 지원에 힘입어 민간투자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2027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와 함께 5년간 65조 원의 민간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세제·정책금융 등을 지원해 투자가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미래 디스플레이 민관 협의체를 출범시켜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을 본격화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42.5%까지 올랐지만 한국은 36.9%에 그쳤다.
정부 육성책을 등에 업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하면서 장비·소재 등 관련 업계에도 온기가 퍼지는 모습이다.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급 OLED 양산을 위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실제 삼성디플레이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노광기 등 디스플레이 장비를 공급하는 필옵틱스·에프앤에스테크·케이씨텍·힘스 등과 2000억 원 상당의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월 LG전자에 1조 원을 차입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8세대 설비투자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8세대 OLED에 대한 투자가 필연적인 만큼 투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종목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8세대 OLED는 원장을 기존 6세대보다 키워 한 번에 많은 패널을 생산하는 차세대 기술로, 생산 기술뿐 아니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2~3년간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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