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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판다"…소재 암흑기 속 나홀로 뜬 '아라미드'

아라미드 지난해 수출 2억 달러…역대 최대

코오롱 올 하반기 증설 물량 약 70% 선판매

광케이블 수요 폭증에 전기차 보강재도 불티

국내 3사 생산능력 2025년 2.5만톤으로 확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제품들.




"창고에 쌓아둘 틈도 없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화학 소재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슈퍼 섬유가 있다. 바로 강철보다 단단한 실로 불리는 ‘아라미드’다. 방탄복에 주로 쓰이던 아라미드는 최근 5세대(5G) 광케이블과 전기차 타이어 등에 쓰이면서 없어서 못 파는 수준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증설 물량은 이미 70%가량 선판매가 완료된 상황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라미드 수출액은 2억 626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2007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매년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달까지 9089만 달러로 같은 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아라미드 생산량의 80%가 수출되고 있는 만큼 이 수치는 국내 아라미드 시장의 활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에 정부도 최근 30대 신수출 유망 분야에 아라미드를 선정했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단단하고 가벼운 데다 약 500도의 고온에서도 견디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5㎜ 정도의 가느다란 실이 2톤 트럭을 들어올릴 정도다. 그동안 방탄복과 소방복 등 각종 보호장비에 주로 쓰였는데 최근 산업용 보강재로 각광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증했다.

대표적으로 5G광케이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아라미드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 아라미드는 케이블 내 강도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데 최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통신망 확충에 나서면서 아라미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진 것도 아라미드 수요를 이끈 요인이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무거운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아라미드를 타이어 보강재로 쓰고 있다. 아라미드를 적용한 타이어는 무거운 차체도 버틸 수 있는 높은 강도와 탄성을 지니고 있다.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브레이크 패드에 대한 아라미드 펄프의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아라미드가 적용된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의 경우 분진이 70% 감소해 친환경적이고 소음 저감, 우수한 제동력 등의 강점을 가진다.

아라미드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전장은 물론 우주항공 소재로도 사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아라미드 시장 규모는 매년 9% 성장해 2026년 1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광케이블과 전기차 수요는 2026년까지 매년 12%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을 발 빠르게 증설에 나서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구미 공장의 연산을 기존 7500만 톤에서 1만 5000톤으로 2배 늘리는 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하반기 완공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 코오롱인더는 브레이크 패드에 쓰이는 아라미드 펄프 공장도 증설한다. 220억 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1500톤에서 3000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태광산업(003240)은 1450억 원을 투자해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연산 3500톤을 증설해 총 5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298050)는 2021년 612억 원을 투자해 생산량을 기존 1200톤에서 3700톤으로 약 3배가량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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