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11조 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인하로 은행예금의 매력이 이전만 못해지자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이 높은 CMA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CMA에 ‘페이 서비스’ 등 새롭게 진화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CMA 잔액은 68조 9061억 원으로 지난해 말(57조 5036억 원)보다 20% 늘었다. 반년 만에 11조 4025억 원 급증한 셈이다. 개인과 법인으로 나눠 보면 80% 이상이 개인 투자금이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성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머니마켓펀드(MMF)형·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증권사별로는 자기자본 규모가 큰 곳을 중심으로 잔액이 대폭 증가했다. CMA가 예적금과 달리 5000만 원 한도의 예금자보호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증권사의 안정성을 우선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기자본이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006800)(11조 2000억 원)의 CMA 잔액은 지난달 기준 약 13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1조 6000억 원(14%) 증가했다. 자기자본 8조 원 돌파를 앞둔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3조 6000억 원(40%) 급증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016360) 역시 각각 1조 1642억 원, 6000억 원 늘었다. 반면 자기자본 3위인 NH투자증권(005940)은 2100억 원가량 잔액이 줄었다.
CMA에 돈이 몰리는 것은 예적금 대비 금리 매력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형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금리는 연 2~3%대로 낮아졌다. 반면 CMA 계좌는 하루만 맡겨도 연 3.4~3.6%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장기간 자금을 예치해야 하는 은행과는 달리 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입출금이 자유로워 증시 대기성 자금을 넣어두는 ‘파킹 통장’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페이 서비스’를 결합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인 점도 인기에 한몫한다. 미래에셋증권의 CMA RP 네이버통장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네이버페이 충전 후 결제 시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네이버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최근 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섰고 계좌 수 100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이 카카오페이와 제휴한 CMA를 운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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