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천일염 생산·유통 업계에 “가격 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천일염 가격이 치솟으며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다급히 후속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 및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대한염업조합, 신안군 농·수협 등 천일염 생산·유통 업계를 대상으로 ‘자발적인 천일염 수급·가격 안정 조치 검토 및 추진 당부’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해당 공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공문을 통해 “최근 천일염 가격 상승과 개인 구매 증가 등을 감안해 산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달라”며 “자발적인 수급 및 가격 안정 조치도 검토·추진해 달라”고 했다.
해수부가 이런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은 천일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21일 기준 5㎏당 1만 4812원으로 일주일 전(14일, 1만 2649원) 대비 17.1% 올랐다. 일부 유통 업체에서는 이미 천일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천일염 가격을 끌어올린 주범으로는 ‘생산량 저하’가 꼽힌다. 지난달 천일염 생산량은 4만 3353톤으로 1년 전(6만 2062톤) 대비 30.1% 급감했다. 다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불안감도 천일염 가격 급등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실제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불안감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천일염) 가수요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업계의 협조에도 천일염 가격이 진정되지 않으면 정부 수매 후 할인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할인 폭은 최대 30%가 예상된다.
해수부는 천일염 매점매석도 강력하게 단속하기로 했다. 송 차관은 “소비자 불안을 조장하거나 비상식적인 가격에 구매를 유도하는 판매 업체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천일염 방사능 검사 횟수를 다음 달 중순부터 매달 10회에서 35회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이날 충남 천안 수협연수원에서 수산물 시식회를 열고 “근거 없는 정보로 국민 불안만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방사능 감시 체계 강화로 국내 수산물은 어느 때보다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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