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에도 반발 매수세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9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37% 오른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01% 내렸는데요. 기술주 중심으로 최근 지수 하락에 따른 수요가 이어졌습니다. 애플(1.65%)과 테슬라(1.98%), 아마존(4.26%) 등 빅테크가 많이 올랐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추가 긴축 분위기에 한때 연 3.8%를 넘었습니다.
이날 상원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어제 하원 발언 수준에서 추가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는데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에도 자산규모 1000억 달러 미만 소형 은행에는 추가 자본확충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미국의 집값이 전년 대비 3.1% 하락, 11년 반 만에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영국과 노르웨이 등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인상했습니다. 인도는 미국과 안보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에서 다양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는데요. 오늘은 글로벌 금리와 미국 상황, 증시 전망 전해드리겠습니다.
파월 “경제 예상대로라면 아마도 2번 올려야 할 것”…“글로벌 금리인상 물결, 영국·노르웨이·스위스에 터키까지 인상”
먼저 글로벌 금리 상황 보죠. 이날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5%(p) 깜짝 인상했는데요. 시장 전망 0.25%p(확률 약 60%)를 뛰어넘었습니다. 0.5%p 인상안은 7대2로 통과됐는데요. 영국의 기준금리는 5%까지 올라왔습니다.
영국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데요. 5월 소비자물가가 8.7%로 전월 대비 변화가 없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4월 6.8%에서 5월에는 7.1%로 더 높아졌는데요. 조셉 리틀 HSBC 자산운용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영국은 주요 서방국가들 가운데 최악”이라며 “에너지와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위기에 구조적인 노동력 부족이 더해졌고 높은 물가가 실질 임금을 갉아먹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란은행도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임금증가, 서비스 인플레이션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다면 긴축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5.7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노르웨이도 금리를 0.5%p 인상, 3.75%까지 높였는데요. 스위스 중앙은행 역시 금리를 0.25%p 상향 조정했습니다. 튀르키예(터키) 중앙은행은 금리를 8.5%에서 15%로 6.5%p나 대폭 올리면서 그동안의 금리 역주행을 끝냈는데요. 튀르키예가 금리를 올린 건 2021년 3월 이후 처음입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최근 8일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에 큰 변화가 있었다. 호주와 캐나다는 금리인상을 중단했다가 재개했으며 노르웨이와 스위스, 유럽중앙은행(ECB)도 올렸고 영국은 0.5%p로 상승폭을 높였다”며 “터키는 역사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 연준만 예외”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연준이 통화정책의 누적효과에 더 집중해 상황을 적절히 읽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심지어 더 높은 금리에 더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준의 나홀로 행보가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경고인데요. 다만, 같이 봐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연준의 움직임이 100% 옳다는 게 아니라 각 나라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래야 좀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미국은 공급망 문제에 상품 인플레가 급등했고 이것이 서비스로 전이된 상황이죠. 영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따른 에너지와 식량 인플레이션 영향이 컸고, 노르웨이는 이번 금리인상이 물가 억제와 함께 환율 방어 측면이 있습니다. 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한동안 저유가와 주요국과의 기준금리 차이에 환율이 약세를 보였죠.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이번에 금리를 0.5%p 올려 15년 만의 최고인 3.75%를 기록했는데요.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인플레이션에도 금리를 낮췄던 비정통적 경제정책을 바로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터키는 물가 상승률이 무려 85%를 찍기도 했는데요.
연준 내에서는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들기도 합니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5.00~5.25%인데 △뉴질랜드 5.5% △영국 5% △캐나다 4.75% △호주 4.1% △유로존 예금금리 3.5%(기준금리 4.0%) △노르웨이 3.75% △스위스 1.75% 등인데요.
어쨌든 제롬 파월 의장도 금리는 더 올리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어제 하원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간다면 그렇게(기준금리 두 번 인상) 보는 게 꽤 정확한 추측”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상원에서도 “경제가 우리 예상대로 굴러간다면 올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며 아마도 두 번(perhaps twice)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는데요.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데 헌신하고 있으며 (최종금리) 근처에 왔지만 금리인상을 약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엘 에리언은 연준이 6월에 쉰 것을 문제 삼고 있긴 한데 파월의 말대로라면 큰 틀의 방향성은 다른 나라들과 같이 가긴 하는데요. 계속해서 한번에 0.25%p씩 가느냐 아니면 평균 0.125%p(스킵의 경우)의 속도로 가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우먼 “인플레 용납 못할 정도로 높아 추가 금리 인상”…“최종금리 관건은 데이터와 은행 신용긴축 정도”
이날 미쉘 보우먼 연준 이사도 파월에 지원사격을 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을 보였지만 상당한 통화긴축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용납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갖고 있다”며 “나는 인플레이션을 타깃(2%)까지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인상(rate increases)이 필요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는데요.
로이터통신은 보우먼이 금리인상과 관련해 단수가 아닌 복수로 썼다는 점을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두 번의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죠. 존 빌튼 JP모건 자산운용 글로벌 멀티자산 전략 헤드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는 연준이 크리스마스까지 금리를 5.5%로 올린 뒤 이를 2024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는데요.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주(6.12~6.16)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6만4000건으로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 25만9000건을 웃돌았는데요. 전주와 비교해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신규 청구건수는 2021년 10월 이후 최고인데요.
대신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가 175만9000건으로 월가 전망(178만5000건)을 밑돌았습니다. 전주(177만2000건)보다도 1만3000건 감소했는데요. 계속 청구건수가 꾸준히 180만 건을 하회하고 때로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속적인 해고 상태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신규 건수도 역사적으로 보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긴 한데요.
그래서 7월을 포함해 계속 금리동결 주장은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낮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3분 현재 7월 동결 확률이 23.1%이니까 이렇게 보는 이들이 적은 건 아닌데요. 전날 비둘기파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의 발언이 기대감을 키웠죠. 굴스비 총재는 7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고, 보스틱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잊으면 안 되는 게 6월 FOMC에 나온 점도표상 올해 금리전망 하단을 5.5% 이상으로 적어낸 사람이 12명이라는 점인데요. 기본적으로 지도부의 생각이 핵심이고 가장 중요하지만 전체 3분의2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6월에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이끌어 냈을 때는 7월에 적절한 대응(예.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이날 CNBC에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스킵(skip)이라고 부르는 걸 꺼렸지만 이것은 스킵이다. 7월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으려면 데이터 측면에서 많은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들은 금리인상 속도를 매번 0.25%p 하던 것에서 두 번 회의에서 0.25%p 하는 걸로 바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연준이 과잉긴축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속도를 늦춰서 실수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논리죠.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에 대해서는 “데이터는 최종금리가 너무 높은지, 낮은지 말해줄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는 데이터에 따라 한두 번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별다른 게 없다면 최대 두 번 정도 올릴 수 있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터지거나 숫자가 잘 나온다면 줄어들 수 있는 거죠. 최소 한번의 금리인상은 불가피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두 번까지도 가능은 하겠다고 접근하는 게 맞겠습니다. 블룸버그는 “파월이 상원에서 한번 내지는 두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해석했습니다.
메간 롭슨 BNP 파리바의 미국 신용 전략 헤드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래서 연준이 7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뒤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는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연준도 최종금리 종착점은 잘 모를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파월 의장이 앞으로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는데 최종금리에 관한 나의 기본가정은 연준도 그게 어느 수준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경제가 잘 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늦게 떨어지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을 얘기하지만 경기둔화 속도에 따라서는 금리를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이는 결국 데이터가 정하게 된다는 겁니다. 추가로 은행권의 신용긴축 여파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가 핵심이겠죠. 전직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거시경제 전문가인 휴 헨드리는 “은행 부문에서 불길한 징후를 보는 연준 위원들이 있다”며 “은행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경기침체가 서서히 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금리인상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쪽입니다.
“JP모건체이스, 금리 인하 없으면 시장 어려움 겪을 수도” vs “일부 대형 기술주 빼고 보면 시장 그렇게 비싼 것 아냐”
이날 나온 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수(Leading Economic Index·LEI)는 전망치 수준이었는데요.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이어갔습니다. 콘퍼런스보드 5월 선행지수가 전달보다 0.7% 내린 106.7이라고 밝혔는데요. 블룸버그는 -0.8%, 다우존스는 -0.7%를 예측했습니다. 저스티나 자빈스카-라 모니카 콘퍼런스보드의 선임 매니저는 “우리는 2분기 GDP 전망치를 마이너스에서 소폭 플러스로 바꿨지만 미국이 3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고 본다”며 “경기침체는 통화긴축과 정부 지출 감소에서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제지표에도 추가 긴축에 대한 걱정이 여전한데요.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두 번 인상하면 경제를 심각한 침체로 몰고 갈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시장 상황 더 보죠. 침체와 관련해 RBC 브레윈 돌핀의 자넷 무이 시장 분석 헤드는 “높은 금리가 더 오래가면 침체 위험이 높지만 위험자산은 그것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추가적인 위험감수가 정당한지에 대한 재평가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약세론자인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연준의 금리인하 없이는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우리는 하반기 소비둔화와 함께 증시의 거시경제 요인이 더 도전적일 것으로 본다”며 “구매력 감소는 미국 주식을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며 투자자들이 경기침체를 앞두고 점점 더 현상황에 만족하는 것이 또 다른 우려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이날도 나스닥이 1% 가까이 오르기도 했죠.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투자심리 조사는 21일로 끝나는 주에 6개월 뒤 강세를 점치는 비중이 42.9%로 전주보다 2.3%p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같은 기간 약세는 22.7%에서 27.8%로 증가했습니다.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이 1000억 달러를 넘는 가운데 공매도 투자 규모가 약 1조 달러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반면 긍정적 요인도 있습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주 소형주 상장지수펀드(ETF)에 16억 달러의 자금이 놀렸다고 합니다. 올 들어서 소형주 ETF에 들어온 돈은 약 35억 달러인데요.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은 6월 현재 상승률이 약 6.5%로 S&P500(4.4%)보다 높다고 합니다. 소형주의 상승은 일부 대형주에 쏠려있던 주가 상승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인데요.
기본적으로 낙관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강해 침체가 없으며, 그 결과 어닝도 좋을 수 있다고 봅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나단 골럽 미국 주식전략 헤드는 “많은 투자자들이 증시가 얼마나 비싼지 불평하고 있지만 이는 애플과 엔비디아, 아마존 같은 일부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앙값에 위치한 주식이 (PER) 17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인 16.2배보다 약간 높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일부 대형 기술주를 빼고 보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테리 샌드벤은 “나스닥이 어제는 내렸지만 오늘은 올랐다. 강세와 약세를 점치는 이들의 줄다리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향후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가를 의미한다”고 했는데요.
파월 의장이 이틀 연속 명확히 금리인상 의지를 밝혔지만 추가 긴축과 최종금리, 증시 전망은 사람마다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은 미국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S&P 글로벌의 6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오는데요. 제조업은 수축 영역인 48.5, 서비스업은 54.0으로 예상되죠. 미국 경제와 연준에 관한 분석은 꼭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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