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은 보험기간이 최대 1년인 단기보험으로, 일반적인 경우 재가입시 향후 1년 간의 보험료가 다시 산정됩니다. 보험기간 중 자동차사고가 발생해 보험 처리를 하면 갱신할 때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접촉사고의 경우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합의할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보험료가 어떠한 기준으로 할증되는지 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 상담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고 자동차보험을 갱신하거나 계약을 유지할 때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꿀팁도 소개해 드립니다.
Q. 이번에 자동차보험 갱신 시기가 되어서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작년에 비해 보험료가 20% 이상 올랐습니다. 작년에 사고가 나서 자차처리를 했는데 200만원 한도 내여서 할증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10년간 무사고였다가 대물 한도 내에서 1회만 보험 처리했는데도 보험료가 이렇게 많이 오르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해외로 2년 간 파견 근무를 나가는데, 자동차보험을 해지하고 가도 되나요?
자동차보험 갱신할 때, 보험료는 이것 때문에 올라요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가입자의 과거 사고 유무 및 내용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운전자의 위험 수준에 부합하는 적정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 사고가 나지 않은 경우에는 보험료를 할인하고, 사고가 난 경우에는 사고의 내용과 사고의 건수를 동시에 반영하여 보험료를 할증합니다.
보험료 할증요소 중‘사고의 내용(크기)’의 경우, 1점당 1등급을 할증하며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등급이 하나 올라갈 때 보험료는 약 7% 할증됩니다. 대인사고는 피해자 중 가장 많이 다친 사람의 상해급수를 기준으로 하며 사고 인원수나 보험금 지급 규모에 의한 할증은 없습니다. 상해급수에 따라 건당 1등급에서 4등급까지 올라가는데, 특히 사망사고나 1급 부상사고가 일어나면 4등급이 올라갑니다. 물적사고는 대물배상, 자기차량손해 사고를 말하고, 보험가입시 계약자가 50, 100, 150, 200만원 중 선택한 할증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1등급이 올라갑니다. 만약 할증기준금액 이하인 물적사고가 발생한 경우 0.5점으로 보험료가 할증되지는 않지만, 1년 간 사고가 누적되어 0.5점 물적사고가 2건이 되면 1점이 되어 1등급이 올라갑니다. 그 다음으로 자기신체사고나 자동차상해 담보로 처리한 경우에는 상해급수와 상관없이 균일하게 1등급이 올라갑니다.
한편 보험료 할증요소 중‘사고 건수’의 경우 사고 크기에 관계없이 자동차사고의 유무 및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됩니다. 직전 3년 및 1년간 발생한 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사고다발자의 보험료는 할증되고, 무사고자의 보험료는 할인됩니다. 예를 들어 직전 1년간 무사고이면서 직전 3년간 사고가 1건 이하인 경우, 보험료가 약 3%~11%씩 할인됩니다. 반면 직전 1년간 사고가 1건 이상이거나, 직전 3년간 사고가 3건 이상인 경우 보험료가 약 7%~60% 할증될 수 있습니다.
이 외 과거 2년간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에 대해 자동차 보험료 할증도 있습니다. 무면허·음주·뺑소니에 대해 최대 20%, 신호·속도 위반 및 중앙선 침범에 대해 최대 10%,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속도 위반시 최대 10%까지 할증률이 적용됩니다.
상담 사례의 경우 대인과 자기신체사고는 없고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을 200만원으로 선택했다면 자차보험금이 그 이하이므로 ‘사고 내용’으로 인한 할증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고 건수’로 인한 할증 요소가 있는 경우 물적사고 할증금액 이하 사고라 할지라도 할증되는 등급을 적용 받습니다. 전년도에는 3년간 무사고 등급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인해 사고 건수 할증 기준 3년간 1건, 1년간 1건 등급을 적용 받아 갱신보험료가 할증된 것입니다.
참고로 보험사는 소액사고로 인한 보험료 할증을 피하기 위해 보험처리가 완료돼 지급된 보험금을 보험사에 납입하고 보험사고 처리를 취소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 환입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보험 계약이 갱신된 이후에는 기존 사고가 반영돼 적용된 할증 등급이 정정되지 않습니다. 이에 사고처리 후 환입처리 의사가 있다면 계약 갱신 이전에 환입절차를 마무리하셔야 합니다.
내가 피해자인데... 보험료 할증 걱정하지 마세요
자동차보험 쌍방과실 사고의 경우 피해자의 보험료가 가해자와 동일하게 할증돼 형평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사고위험도 차이를 반영해 과실비율 50% 미만 피해자는 보험료 할증이 완화됩니다. 과실 50% 미만 피해자의 경우 최근 1년간 발생한 자동차사고 1건은 사고의 내용과 사고 건수에 따른 할증등급 산정시 제외되며, 사고가 여러 건이라면 할증등급이 가장 높은 사고를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무사고자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3년간 할인은 적용하지 않습니다(할인유예). 이는 사고가 전혀 없는 무사고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공정한 보험료 부담 측면에서 불합리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 오래 머물 경우, 보험 가입 의무 면제 요건을 살펴보세요
장기간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동차보험 중 의무보험인 ‘대인배상Ⅰ’과‘대물배상(2000만원)’을 가입하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48조). 다만 불가피한 사유로 자동차를 장기간 미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6개월 이상 2년의 범위에서 지자체 승인을 받아 보험의 가입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가입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사유로는 ① 해외근무 또는 해외유학 등의 사유로 국외에 체류하는 경우 ② 질병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자동차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의사가 인정하는 경우 ③ 현역(상근예비역은 제외)으로 입영하거나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수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가입 의무 면제 신청시 운행중지기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자동차등록증 사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구비하여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자동차보험 가입이 제한된 경우, ‘공동인수’ 제도가 있어요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갱신계약을 체결할 때 의무보험을 초과하는 부분(대인Ⅱ, 대물 2000만원 초과 등)에 대해서는 사고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개별 자동차보험회사로부터 가입을 제한당한 고위험 운전자라도 여러 보험회사들이 사고위험을 분담해 공동으로 인수하는 공동인수 제도를 통해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인수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보험료가 다소 높게 책정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공동물건으로 가입이 성립된 계약이라 하더라도 보상처리에 있어서는 일반물건의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되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차박 하려고 시트를 개조했다면... 보험사에 꼭 알려주세요
보험계약자는 보험기간 중 사고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보험사에 즉시 알려야 하는데, 이를 ‘계약 후 알릴 의무’라고 합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차량 구조의 변경이나 위험물 적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차박이 유행하면서 자동차 시트를 침대형으로 개조하는 경우, 보험계약자가 이러한 차량 개조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으로 보험금 지급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때 보험설계사는 통지의 수령 권한이 없으므로, 반드시 보험사 직원이나 콜센터를 통해 보험사에 변경 사실을 전달하셔야 합니다.
/최정수 손해보험협회 소비자보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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