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과 관련 미국, 영국 등 서방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재한 일일 정보 업데이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근래 들어 러시아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국방정보국은 “더 많은 바그너 부대가 (러시아의) 보로네즈주를 통해 북진하고 있으며, 거의 확실하게 모스크바로 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바그너 용병과 러시아 보안군 간 전투를 했다는 증거가 매우 제한적이며, 일부는 바그너 (북진을) 묵인하고 수동적으로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몇시간 동안 러시아의 보안군, 특히 러시아 국가방위군의 충성도가 현재의 위기 사태 진행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날 영국 외무부는 불안정한 상황이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각국은 이번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표명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국가안보회의(NSC)로부터 현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았다. 애덤 호지 미 백악관 NSC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트위터에서 “러시아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프리고진의 ‘대테러 작전’은 이미 로스토프와 다수 고속도로, 남부 지휘 본부 등의 장악으로 이어졌다”고 적었다.
이어 “엘리트들 사이의 분열이 너무 명백해 모든 것이 해결된 양 가장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프리고진 또는 반(反)프리고진 집단 중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주둔지인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로 진입해 군 시설을 장악했다. 이 와중에 전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후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에 이어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00㎞ 거리에 있는 보로네즈도 접수했다.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는 한편 모스크바와 보로네즈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이 국가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가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프리고진의 야욕으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비난하고 원치 않게 사태에 휘말린 이들은 더 이상 반역에 가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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