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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의 '현피'로 저커버그가 얻는 것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잇따른 스캔들, 사명 변경 후 추락으로

그간 쌓은 비전가, 모험가, 쿨가이 이미지 반납

머스크와의 현피 소동으로 이미지 반전 시도

마크 저커버그(왼쪽) 메타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철창 싸움(Cage match)’에 응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그간 회사의 사세가 위축되면서 추락했던 이미지를 반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사건의 발단은 메타가 트위터와 유사한 형태의 탈중앙화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트위터를 수퍼앱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머스크 CEO는 이 같은 소식에 저커버그 CEO에 공개적으로 결투를 제안했다. 이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저커버그가 이 결투에 응하겠다고 화답하자 테크 업계는 불구경보다 재미있다는 싸움 구경에 활기를 띄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이미 ‘파이터’로 유명하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부터 수 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했던 그는 ‘파워 트위터리언’으로 공적인 장소에서 거침 없는 실명 언급과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다 소극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던 저커버그가 머스크와 공개적인 설전에 응하자 ‘저커버그가 머스그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쿨한 이미지 되찾기 나선 저커버그

2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저커버그의 이 같은 행보가 ‘테크 브로(테크 큰형)’으로서의 이미지를 되찾기 위한 연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가 대중적으로 원하는 이미지는 ‘쿨하고 비전 있는 혁신가(Innovator)’다. 저커버그는 하버드를 중퇴한 뒤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이후 페이스북이 글로벌하게 성공을 거두면서 존재 자체가 아이콘이 됐다. 2017년에는 ‘세계를 더 가까이(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로 미션을 재정의하고 이에 맞게 자신의 모든 소셜미디어에서의 이미지를 관리했다. 이 때까지 그는 비전을 주는 리더로 정의됐다. 여기에 더해 땀을 흘리며 주짓수를 하거나 하와이에서 서핑을 하는 모습들이 종종 인스타그램에 게시됐다. 비전가이자 거친 스포츠도 즐기는 남자다운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됐다. 3주 전에는 위장 조끼를 입은 셀카와 함께 20파운드(약 9kg)에 달하는 웨이트 팩을 착용한 채 달리기, 턱걸이, 팔굽혀퍼기, 스쿼트를 반복하는 ‘머프 챌린지’를 완주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달 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오프라인 핸즈온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갈무리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던 저커버그

하지만 이후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데이터 분석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에서 5000만여명의 개인 정보를 빼냈다는 내용의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가 땅에 추락했다. 이후 저커버그는 의회의 소셜 미디어 때리기로 연일 청문회에 출석하는 모습들로 이미가 추락했다. 바스카르 차크라보르티 터프츠 대학 학장은 “저커버그 CEO가 어느 순간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철창 매치는 다른 이들에게 ‘저커버그 아직 살아 있네’라고 느끼게 하는 구실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대표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이 사생활 침해 관련 이슈로 부정적인 여론을 얻고 메타버스에 주력하기 위해 사명까지 바꿨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애플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와 함께 회사의 광고 매출 수익 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특히 틱톡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올드한 이미지로 인식됐다.

반면 머스크는 테슬라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세계 1위의 부호가 됐고 이어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 인플루언서로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최소한 항상 이슈를 선점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당분간 두 사람의 신경전은 저커버그에는 이미지를 반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크 기업의 홍보 컨설팅 전문가인 브룩 해머링은 “저커버그 같은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주도하고 싶어한다”며 “창업자의 스토리는 회사 자체보다 스케일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저커버그에게는 이 현피 논란으로 잃을 건 없다는 분석이다.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를 일으키는 머스크가 직접 메타의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홍보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 속에서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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