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 등 안전자산에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5월 초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하락했던 금 가격이 반등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의 수익률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KRX금현물 ETF’는 전 거래일 대비 0.30%(35원) 오른 1만 1615원에 마감했다. ‘KODEX 골드선물(H) ETF’와 ‘TIGER 골드선물(H) ETF’도 각각 0.4%, 0.38% 올랐다.
이날 금 ETF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인 것은 24~25일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군사 반란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 업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에 균열이 가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도 한층 안갯속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향후 진행 과정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일단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금 등 안전자산 가격 전망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주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점도 금 가격 상승에는 호재로 꼽혔다. 전 선임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경기 둔화 흐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ETF는 5월 초만 해도 금 가격이 전고점을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거침없이 상승했다가 지난달 중순 이후 일제히 꺾였다. ACE KRX금현물 ETF는 지난달 4일 1만 2460원에서 이달 14일 8.1% 내려간 1만 1450원까지 밀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500.94에서 2619.08로 4.72%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지수 투자 대비 약 12%가량 손실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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