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4·10총선을 겨냥한 민심 잡기 경쟁에 나선 가운데 유권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치에서는 야당이 우세를 보였지만 정당 지지율 측면에서는 여당이 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지 정당이 없는 부동층도 21%대에 달해 선거 시즌이 다가올수록 중도층과 부동층 공략이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의 이번 1차 정례 여론조사 결과 서울 민심은 정당 지지도 측면에서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전국 차원에서 보면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가 38.0%로 야당인 민주당(32.8%)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정의당은 4.5%,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는 무당층은 23.3%(없다 21.7%, 모름 1.6%)로 집계됐다.
그중 서울 지역만 보면 국민의힘 지지도가 42.3%로 민주당(27.2%)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인천·경기에서는 국민의힘 34.6%, 민주당 36.5%로 오차 범위 내에서 다퉜다. 연령별로는 국민의힘이 △30대(38.3%) △60대(55.8%) △70대 이상(57.2%)에서 민주당에 오차 범위를 넘어 우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40대(49.6%)에서만 오차 범위 밖으로 높았다.
‘차기 총선 결과 기대’에 대한 조사에서는 온도 차가 나타났다. 응답자의 51.3%는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답변은 40.5%로 집계됐다.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지역별로 민심의 기류가 엇갈렸다. 인천·경기에서 ‘여소야대’ 의견은 53.7%, ‘여대야소’ 의견은 36.0%로 집계됐다. 그에 비해 서울에서는 ‘안정론’과 ‘견제론’이 46.1%로 팽팽히 맞서 여당 지지층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무당층과 중도층에서는 현재 여소야대 의견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18~29세(60.5%) △30대(55.1%) △40대(73.9%) △50대(51.7%)에서 내년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이기를 기대했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에서는 ‘여대야소’를 선호했다. 60대는 57.4%, 70대 이상에서는 66.4%가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기를 바랐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정당 지지도와 총선 결과에 대한 전망이 이처럼 엇갈리는 원인을 양당 모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으로서 신뢰를 주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에 대한 불신 또한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직무 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긍정)’가 38.3%, ‘잘못하고 있다(부정)’가 56.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뤄졌다. 26~27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모 설문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