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오랜 기간 금융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동섭 한국은행 디지털화폐기획팀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가상자산 혁신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한국경영정보학회 디지털자산연구회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경제신문, 디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김 팀장은 한은이 CBDC 연구에 착수한 배경에 대해 중앙은행이 금융 시장에서 해왔던 역할론을 강조했다. 각종 금융위기를 겪으며 제도를 확립한 중앙은행이 미래 화폐 제도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화폐와 통화 금융 제도가 등장하면 많은 혼란이 발생한다”며 “현재의 화폐 제도는 중앙은행이 주도해 상당히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은 미래에 다양한 가상자산과 화폐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모든 지급수단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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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중앙은행이 미래의 화폐제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미래의 화폐제도를 뒷받침하도록 준비하는 게 핵심”이라며 “CBDC를 당장 발행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경제에서 필요할 때 CBDC를 즉시 도입하도록 기술 연구를 진행하는 등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은은 모의실험 연구로 CBDC의 성능을 확인했지만 관제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 2020년 CBDC의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을 꾸려 기술 실험을 진행하고 지난해에는 금융기관과 연계해 CBDC의 성능을 검증했다. 최근에는 양방향 통신이 단절된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오프라인 CBDC를 구현하고 해외 국가의 CBDC 시스템과 연계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김 팀장은 ”최근 들어 CBDC에 대한 긍정적인 언급이 많아졌다“며 ”(CBDC를) 당장 도입할 필요는 없더라도 중앙은행이 어떤 형태로 화폐를 업그레이드할지 고민이 많아진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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