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등의 여파로 금융권 전반에 연체율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하며 3%포인트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고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상환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지면서 수개월째 수신 잔액까지 줄어들고 있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이날 행정안전부 주재로 연체 관련 비상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 연체율 현황 및 하반기 예상 연체율,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기존보다 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등 높아진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7~11월 1~4차 ‘공동·집단 대출 및 관리형토지신탁 사업비 대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4월 5차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신규 대출 관리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연체율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상호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올해 1분기 전체 대출 연체율은 5.34%로, 지난해 말 3.59% 대비 1.7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연체율 5.07%보다도 높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2분기 들어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6월 21일 기준 새마을금고의 전국 평균 연체율은 6.4%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일부 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체율이 30%를 넘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대출 여파로 폐업이 예정된 곳까지 등장했고 연체율이 높고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30개 부실 금고에 대해서는 구조조정도 거론되고 있다. 남양주 동부새마을금고(옛 평내새마을금고)는 600억 원의 대출 채권 부실로 7월 초 폐업하고 화도새마을금고에 인수합병될 예정이다. 동부새마을금고의 악성 채권 130억 원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수하고 나머지 예금과 영업점 등 자산만 화도새마을금고로 넘어간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새마을금고(1294개) 중 자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은 곳은 202곳으로 전체의 15.6%에 달했다.
이처럼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수신 잔액도 줄고 있다. 높은 수신금리 혜택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 꾸준히 증가했던 수신 잔액은 올해 2월 265조 2700억 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3월 262조 1427억 원, 4월 258조 2811억 원으로 줄었다. 상호금융 업계에서 수신 잔액이 줄어든 곳은 새마을금고가 유일하다.
한편 새마을금고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 전반에 연체율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5.07%로 직전 분기보다 1.66%포인트 상승했다. 캐피털사는 0.54%포인트 오른 1.79%, 카드사는 0.33%포인트 오른 1.53%를 기록했다.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권의 1분기 말 연체율은 2.42%로 지난해 말 1.52%보다 1%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그중 신협의 연체율이 직전 분기 대비 1.28%포인트 상승한 3.75%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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