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가격을 내린 농심(004370)이 과자 신제품 '먹태깡' 흥행 조짐에 조용히 웃고 있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발맞춰 새우깡 출고가를 인하한 만큼 매출 빈자리를 먹태깡이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다.
2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출시한 먹태깡의 누적 판매량은 4일 만에 67만 봉을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1년 선보인 '새우깡 블랙'과 비슷한 판매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새우깡 블랙은 출시 2주 만에 200만 봉 판매를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먹태깡은 올해 출시 53주년을 맞은 새우깡을 비롯해 감자깡·양파깡 등 '깡 스낵' 시리즈의 다섯 번째 제품이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먹태를 활용해 풍부한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먹태와 함께 소스로 곁들이는 청양마요맛을 첨가해 짭짤하면서 알싸한 맛을 더했다.
집에서 맥주 등을 즐기는 ‘홈술’ 문화에 출시 초반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문이 한 꺼번에 몰리자 농심은 공식몰에서 먹태깡의 한 아이디(ID)당 1회 구매 가능 수량을 4봉으로 제한한 상태다. 일부 편의점은 가맹점당 발주량도 제한하고 나섰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한 봉당 5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농심이 국제 밀 가격 하락에 이달부터 새우깡과 신라면 등의 출고가를 각각 6.9%, 4.5% 내리기로 한 만큼 먹태깡의 흥행이 실적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먹태깡의 편의점 등 소매점 가격은 한 봉지당 1700원인 반면 새우깡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 내렸다. 신라면 소매가도 1000원에서 950원으로 50원 저렴해졌다. 이에 농심이 지난 달 27일 가격 인하 결정을 내린 직후 증권가 등에서는 곧바로 실적 전망치 조정에 들어갔고, 키움증권의 경우 라면과 스낵의 연간 ASP(평균판매단가)를 각각 0.8%, 12.% 하향했다. 이에 따라 연매출액이 180억~19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 봤는데, 먹태깡이 기대 이상의 히트작이 될 경우 줄어드는 폭이 현재 전망치보다 감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봉지과자 왕좌'를 둘러싼 농심과 오리온간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오리온의 봉지과자를 비롯한 스낵과자 매출은 1842억 원으로 1위 농심(1961억원)을 바짝 쫓고 있다. 두 회사간 점유율 차이는 1.5%포인트에 불과하다. 오리온은 지난달 말 히트과자 '꼬북칩'에 고추장을 넣어 매콤한 맛을 살린 '꼬북칩 매콤한맛'을 출시하며 먹태깡에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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