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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發 최악 폭염…블랙아웃 공포 커진다

[에너지 과소비 이제는 바꾸자]

수급 마지노선 예비율 10% 위태

전기료 정상화·에너지 절약으로

多소비·低효율 구조 뜯어고쳐야

전남 나주시 나주 전력거래소 본사 내부의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 관제사들이 전력 수급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전력거래소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5도까지 치솟았던 5월 중순. 113년간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5월로 기록됐던 이날 전력거래소의 전력공급예비율은 17%로 뚝 떨어졌다. 기상관측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6월 열대야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전력예비율은 더 하락해 13.8%를 기록했다. 이상기후가 안정적 전력수급의 마지노선인 전력예비율 ‘10%’를 언제든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련 시리즈 4면

여름 무더위 속에 전력수급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7년 만의 ‘슈퍼엘니뇨’로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고된 상태다. 전력수요 급증으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어 비상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위기는 전력수급 문제에서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 당장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우리 경제는 5월까지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만성화된 무역적자로 환율과 물가도 들썩여 서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역마진 요금에 최대 에너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는 44조 원까지 불어났다. 한전이 궁여지책으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을 대폭 늘린 회사채는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자금난을 부채질했다. 한전의 부실로 설비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며 반도체 등 국가 첨단 전략산업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이례적으로 한전의 재무 악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기요금 정상화,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감 노력으로 에너지 다소비·저효율 구조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료를 올려 생기는 어려움보다 무역수지 악화와 금융 불안 등 요금을 묶어둬 발생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며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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