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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해진공 사장 "해운 불황 대응 최우선…하반기 LNG선 40척 수주위해 뛸것"

[서경이 만난 사람-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5일로 출범 5주년' 해진공, 산은과 10조대 카타르 LNG선 수주 지원

'위기대응 펀드' 조성…중소선사 재무구조 개선·탈탄소 전환 뒷받침

3억弗 규모 외화채권발행 첫 성공…자체 운임지수로 서비스도 개선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양진흥공사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해운업은 올해 해상운임 추락으로 혹한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5000대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900대까지 고꾸라졌다. SCFI는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로 통상 1000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해운업에 한파가 닥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탄소 중립발(發) 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이는 한진해운 파산을 계기로 이듬해인 2018년 해운 산업 재건을 목표로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긴장의 끈을 바짝 죄는 이유다. 임기를 1년가량 남긴 김양수(사진) 제2대 해진공 사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코로나19 특수가 끝났고 글로벌 긴축 기조 여파로 해운업 시황이 급변했다”며 “국적 선사의 유동성 악화가 예상돼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低)시황기 대응이 올해와 내년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환경 규제 대응의 중요성을 거듭 밝혔다. 김 사장은 “국제해사기구(IMO)·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해양 환경 규제가 꾸준히 강화되고 있어 해운업의 탄소 중립 추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국적 선사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담=이상훈 경제부장

해진공은 5일 창립 5주년을 맞는다.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업을 재건하는 게 첫째 목표였다. 이에 해진공은 출범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HMM(옛 현대상선) 정상화에 주력해왔다. HMM은 한진해운 부도 이후 국내에 남은 유일한 국적 원양 선사로 해진공이 지분 19.96%를 갖고 있다. 김 사장은 “해진공 출범 이후 가장 큰 성과는 HMM의 경영 정상화”라며 “정부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으면 해운업 호황기 때도 HMM이 특수를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실제 HMM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만 10조 원 규모다. 경영 악화로 2016년 공적 자금을 수혈받은 지 6년 만에 얻은 성과다. 현재 매물로 나온 HMM의 몸값이 최대 10조 원으로 추정되는 배경에도 이런 맥락이 자리한다. 김 사장은 “HMM이 선박 확보 등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에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해운 선사들이 저시황기에도 필요한 투자를 해둬야 제대로 호황기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만만찮다. 김 사장은 “해운 시장 분위기가 최근 1년 새 급변했다”며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과 글로벌 선박 공급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상운임 하락을 초래한 요인들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며 “지난 2년 동안 발주된 신조 선박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인도돼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선사들은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해진공도 저시황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진공이 최근 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해운산업위기대응펀드’가 대표적이다. 해진공은 향후 국적 선사 투자 수요 등에 맞춰 펀드 규모를 최대 1조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해운업의 급격한 변화는 적극적 대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며 “위기대응펀드로 국적 선사 재무구조 개선과 탈(脫)탄소 전환을 위한 투자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적 선사의 신조 선박 확충 등을 지원하는 ‘한국형 선주 사업’도 강화한다. 김 사장은 “과거 국내 해운 산업에는 불황기에 보유 선박을 헐값에 팔고 호황기에 비싼 용선료를 들여 선박을 임대하는 악순환이 있었다”며 “선주 사업을 국적 선박의 해외 저가 매각을 방지하는 해운업 경영 안전망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내부 선주사업팀의 선박 관리 규모를 현재 15척에서 2026년에는 50척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국적 선사에 경쟁력 있는 용선료로 선박을 임대하는 공공 선주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운업 수요에 대응해 외화채권 발행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해진공은 올 4월 해외투자가를 대상으로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하며 첫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김 사장은 “해운업은 기본적으로 달러 베이스”라며 “원화로 금융 지원을 하면 선사 입장에서 별도의 환 헤지가 필요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했다”며 “외화채권 시장에 데뷔를 한 만큼 내년부터는 발행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해진공은 중소 선사 지원 규모도 키우고 있다. 자금 여건이 좋지 않은 중소 선사가 최근 해운업 불황과 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 보다 취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사장은 “중소 선사는 자금 여력 부족,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 선박 교체 필요성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해진공 출범 이후 HMM 정상화에 주력하다 보니 중소 선사에 대한 지원이 비교적 미흡했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업의 특성을 반영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는 등 중소 선사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소 선사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해 1300억 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정부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카타르가 5년 동안 100척 이상의 LNG운반선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2020년 1차 사업을 통해 발주된 LNG운반선 65척 중 54척은 이미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올 하반기에는 나머지 40여 척의 수주전이 본격화한다. 사업 규모는 10조 원대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려면 해진공·산업은행 등 관계 기관이 힘을 합쳐 선사에 경쟁력 있는 금리의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과는 이르면 올해 말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은 해진공의 또 다른 핵심 과제다.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는 것이 IMO가 제시한 목표치다. 김 사장은 “IMO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선사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라며 “국적 선사의 환경 규제 대응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지원은 남은 임기 중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해진공이 해운산업위기대응펀드(5000억 원)의 절반을 ESG 지원용으로 구성한 이유다. 해진공은 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내부 컨트롤타워(사업전략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메탄올 추진선 등 저탄소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는 선사에 신조 선가의 최대 10%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130억 원으로 2026년까지 총 30척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민간 금융기관 등과 함께 기존 친환경 선박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개편해 금융 재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컨테이너운임지수(KCCI)도 언급했다. KCCI는 해진공이 지난해 자체 개발한 해상운임 지표로 부산항 선적 기준 13개 노선으로 구성됐다. 김 사장은 “해외 기관의 해운 정보는 국내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 기업에 친화적인 해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KCCI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SCFI는 미주·유럽 노선 중심으로 운임지수가 구성돼 있다”며 “KCCI는 동남아시아 노선이 많은 국내 중소 선사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노선의 비중을 키웠다”고 말했다.

신사옥 건립에 대해서는 “(사옥 건립은) 중장기 과제”라며 “후보지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와 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역”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기조에 맞춰 사업 운영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비전으로는 ‘종합 해양 금융 기업’을 꼽았다. 김 사장은 “선박 금융에 집중된 기존 해진공의 금융 지원을 항만 물류 거점 투자와 해양 신산업 성장 지원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해운업 재건을 넘어 국내 해양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리=이준형 기자 사진=성형주 기자

▷He is…

△1968년 전북 고창 △1985년 전주 상산고 △1989년 고려대 사학과 학사 △2003년 미국 워싱턴주립대 해양정책학 석사 △2017년 인천대 물류학 박사 △1991년 행정고시 34회 △2008년 해수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2013~2014년 해수부 해양산업정책관 △2014~2016년 해수부 대변인 △2016~2017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2017~2018년 해수부 기획조정실장 △2018~2020년 해수부 차관 △2020년 홍조근정훈장 △2020~2021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자문위원 △2021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석좌교수 △2021년~ 제2대 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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